“따뜻한 물 찾아 20km 이동”
매너티 구조작전 전말과 서식지 총정리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해안 도시에서 멸종위기 해양 포유류 매너티가 좁은 배수관에 갇혔다가 대규모 구조 작업 끝에 무사히 구조됐다. 도로를 절단하고 콘크리트를 제거하는 긴박한 작업이 약 6시간 이어진 끝에 성체 매너티 한 마리가 지상으로 끌어올려졌고, 현재는 재활 치료를 받으며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매너티는 ‘바다소’ 또는 ‘해우’로 불리는 대형 해양 포유류다. 둥글고 평평한 몸통에 주걱 모양의 꼬리를 지녔으며, 온순한 성격과 초식성 식성이 특징이다. 주로 얕은 연안과 강 하구, 석호, 맹그로브 수역 등에 서식하며 수초와 해조류를 먹고 산다. 천천히 움직이고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습성 때문에 오랜 세월 인간과 가까운 바다에서 살아왔지만, 그만큼 각종 인공 시설과의 충돌 위험에도 쉽게 노출돼 왔다.
특히 매너티는 수온이 섭씨 20도 이하로 떨어지면 체온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때문에 겨울철이 되면 따뜻한 물이 흐르는 지역을 찾아 이동한다. 발전소 온배수 배출구나 온천수가 유입되는 수역, 지하수 샘이 솟는 강 하구 등이 대표적인 월동 장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이동 과정에서 수문, 배수 시설, 보트 프로펠러 등에 의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플로리다에서는 매년 겨울철마다 매너티가 인공 구조물에 갇히거나 선박과 충돌해 구조되는 사례가 보고된다.
사진=현지 소방서 페이스북
이번에 구조된 개체 역시 따뜻한 수역을 찾아 이동하던 중 배수관을 따라 잘못 진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길이 약 2.1m, 무게 186kg의 성체로 확인됐으며, 발견 당시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저체온 증세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좁은 관 내부에서 벽면에 부딪히며 생긴 꼬리와 지느러미 부위 상처와 탈수 증세가 일부 확인돼 재활 센터로 옮겨졌다. 당국은 치료가 마무리되는 대로 건강 상태를 평가해 자연 서식지로 방류할 계획이다.
매너티를 볼 수 있는 지역은 어디
매너티는 전 세계적으로 서인도매너티, 아마존매너티, 아프리카매너티 등 세 종이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 열대·아열대 해역과 담수 강 유역에 분포한다. 그중에서도 미국 플로리다는 야생 매너티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겨울철에는 수정처럼 맑은 샘물이 솟는 강과 만(灣) 일대에 수십 마리가 모여드는 장면을 볼 수 있다. 특히 크리스털 리버와 블루 스프링 일대는 ‘매너티의 성지’로 불리며, 현지 가이드의 안내 아래 일정 거리에서 관찰이 가능하다.
사진=픽사베이
전문가들은 매너티 보호의 핵심을 ‘서식지 보전’과 ‘인공 구조물 안전 관리’에서 찾는다. 따뜻한 물을 찾아 이동하는 습성을 고려해 배수관, 수문, 선박 통행 구역에 대한 관리와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구조 작전은 한 생명을 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동시에 인간이 만든 환경 속에서 야생동물이 겪는 위험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