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사용자 비상
금연구역 단속 강화, 과태료 ‘최대 10만원’
전자담배라면 괜찮을까. 그동안 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액상형 전자담배’가 결국 같은 잣대로 묶였다. 오는 24일부터 모든 형태의 담배가 동일한 규제를 받게 되면서 흡연 문화와 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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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담배 규제는 연초 잎을 원료로 한 제품에만 적용됐다. 이 때문에 합성 니코틴을 사용하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사실상 규제 밖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이번 담배사업법 개정으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법에서 규정하는 ‘담배’의 범위가 기존 ‘연초’에서 ‘연초 또는 니코틴’으로 확대되면서, 액상형 전자담배 역시 정식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제조업자와 수입·판매업자는 제품 포장과 광고에 건강 경고 그림과 문구를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자동판매기 역시 설치 장소와 거리 기준을 충족하고 ‘소매인 지정’을 받아야 운영이 가능해진다. 단순한 행정 변화가 아니라 유통 구조 전반을 재정비하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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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연구역 단속 강화…“전자담배도 과태료 대상”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흡연자에게 나타난다. 이제 금연구역에서는 모든 형태의 담배 사용이 금지된다. 액상형 전자담배도 예외가 아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동안은 단속 현장에서 전자담배 사용 여부가 확인되면 과태료 처분이 취소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규정이 모호했던 탓이다.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단속 기준이 명확해지면서, 금연구역 관리 역시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법 시행과 동시에 현장 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담배 소매점과 제조·수입업체를 대상으로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금연구역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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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의 핵심 배경 중 하나는 청소년 보호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그동안 온라인이나 무인 판매점 등을 통해 청소년에게 유통되는 사례가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다.
실제 통계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청소년 조사 결과, 여학생 기준 담배 제품 사용률 1위가 액상형 전자담배로 나타났다.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를 모두 앞지른 수치다. 기존 규제만으로는 확산을 막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성인 시장에서도 흐름은 비슷하다. 2024년 기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3.8%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반담배 흡연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가 단기적으로는 사용률 증가세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인식 변화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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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시장 확대의 배경에는 소비 동기의 변화도 있다. 과거에는 ‘사회적 수용성’이나 ‘타인에게 덜 해롭다’는 인식이 주요 이유였지만, 최근에는 ‘호기심’과 ‘즐거움’이 중심으로 이동했다.
특히 ‘멋있어 보여서’라는 응답 비율이 크게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제조사들이 맛과 향, 디자인을 강조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전자담배 기기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다양한 향을 앞세워 새로운 소비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시장 규모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이다. 궐련 판매량은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수년 내 시장 규모가 수조 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이번 규제는 단순한 법 개정이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담배 시장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조치다. ‘덜 해롭다’는 인식과 ‘새로운 소비 문화’ 사이에서 확산된 전자담배가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지 주목된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