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열에 앉는 순간 게임 끝...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 그대로 옮겨온 압도적 실내

대한민국 아빠들의 차고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국산 미니밴의 독무대였던 시장에 일본에서 건너온 ‘조용한 암살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바로 **토요타 알파드 하이브리드(Alphard Hybrid)**다.
토요타 알파드 하이브리드 측정면 (출처=토요타)
이 차, 심상치 않다. 네이버 마이카 오너 평가에서 10점 만점에 무려 9.8점을 기록했다. 20년 차 기자인 나도 처음엔 의심했다. “1억 원짜리 밴이 좋아봤자 얼마나 좋겠어?” 하지만 시동을 걸고 2열에 앉는 순간, 그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이건 단순한 자동차가 아니라 도로 위를 달리는 ‘VIP 라운지’다. 오너들이 입을 모아 “이 차 타면 다른 차 못 탄다”고 말하는 건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카니발보다 좁은데 더 넓다? 공간의 마법

많은 사람들이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과 비교한다. 수치만 놓고 보자. 알파드의 전장은 5,005mm로 카니발(5,155mm)보다 짧고, 전폭(1,850mm)도 카니발(1,995mm)보다 좁다. “어? 그럼 좁은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토요타 알파드 하이브리드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토요타)
알파드의 무기는 **높이(전고)**다. 1,955mm에 달하는 전고 덕분에 실내에 들어서면 광활한 개방감이 느껴진다. 고개를 숙이지 않고 차 안을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다.

진짜 핵심은 2열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다. 최고급 나파 가죽으로 감싼 이 시트는 전동 리클라이닝은 기본이고, 다리를 편안하게 받쳐주는 오토만, 통풍 및 온열 마사지 기능까지 갖췄다. 스마트폰처럼 생긴 전용 컨트롤러로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다.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 솔직히 알파드 2열이 더 편하다. “아이들이 차에서 내리기 싫어한다”는 후기가 줄을 잇는 이유다.

기름값 걱정 끝, 연비 16km/L의 충격

이 덩치 큰 미니밴의 가장 놀라운 반전은 ‘연비’다. 보통 이 정도 크기의 밴은 기름 먹는 하마라고 생각하기 쉽다. 경쟁 모델인 카니발 하이리무진 3.5 가솔린 모델의 실연비가 리터당 7~8km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토요타 알파드 하이브리드 측면 (출처=토요타)
하지만 알파드는 다르다. 2.5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공인 복합연비는 13.5km/L다. 놀라운 건 실주행 연비다. 오너들은 “성인 4명에 짐까지 싣고 에어컨을 펑펑 틀어도 고속도로에서 16km/L 이상 나온다”며 혀를 내두른다.

주유소 가는 횟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1억 원에 육박하는 차값을 유지비로 보상받는 기분이랄까. 효율성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시동 걸린 줄도 모른다... 유령 같은 정숙성

주행 질감은 ‘고요함’ 그 자체다. 토요타의 TNGA-K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강성 차체와 꼼꼼한 흡차음재 설계를 적용했다. 저속 구간에서는 전기모터로만 주행하니 전기차처럼 조용하고, 엔진이 개입할 때도 이질감이 거의 없다.
토요타 알파드 하이브리드 측후면 (출처=토요타)
특히 미니밴의 고질병인 ‘뒷좌석 멀미’를 잡았다. 노면 진동을 잡아주는 ‘피치 보디 컨트롤’ 기술과 사륜구동 E-Four 시스템이 적용되어 방지턱을 넘을 때도 고급 세단처럼 부드럽게 넘어간다. 운전기사 역할을 해야 하는 아빠들에게는 최고의 스펙이다.

1억 원의 가치, 그 이상을 보여주다

물론 9,920만 원이라는 가격은 부담스럽다. 카니발 하이리무진 풀옵션보다도 비싸다. 하지만 알파드에는 카니발이 줄 수 없는 ‘프리미엄 감성’이 있다. 일본 특유의 ‘오모테나시(환대)’ 정신이 차 곳곳에 배어있다. 문이 열리는 속도부터 실내 조명의 은은함까지, 탑승자를 귀하게 대접한다는 느낌을 준다.
토요타 알파드 하이브리드 실내 (출처=토요타)
결론적으로, 가족에게 최고의 편안함을 선물하고 싶거나 비즈니스 의전용 차량이 필요한 사람에게 알파드는 대체 불가능한 정답이다.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 타보면 안다. 왜 이 차가 ‘강남 쏘나타’의 자리를 위협하는지.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