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가 전기차 공세와 럭셔리세 인하에 속수무책… 2년 연속 판매량 급락
“과거 판매량 회복은 불가능” 공식 인정, 결국 판매망 대폭 축소 선언

카이엔 일렉트릭 - 출처 : 포르쉐


프리미엄 자동차의 대명사 포르쉐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끝내 백기를 들었다. 현지 저가 전기차의 파상공세와 예상치 못한 세금 정책 변화에 직격탄을 맞으며 2년 연속 판매량이 급락하자,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것이 ‘비현실적’이라 공식 인정한 것이다.

포르쉐의 중국 시장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2024년 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28% 감소한 5만 6천여 대에 그쳤고, 올해 들어서도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포르쉐 본사는 ‘위닝 백 차이나(Winning Back China)’라는 회복 전략을 제시했지만, 과거와 같은 판매 규모로의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며 충격을 주고 있다.

숨 막히는 중국의 혁신 속도



카이엔 - 출처 : 포르쉐


알렉산더 폴리히 포르쉐 중국 CEO는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혁신 속도는 숨이 막힐 정도”라며 현지 시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때 포르쉐의 전기차 시대를 열었던 ‘타이칸’조차 이제는 수많은 현지 전기 세단과의 힘겨운 경쟁에 내몰린 신세다.

그는 “중국 브랜드 차량들은 현지 소비자 취향을 정확히 파고들고 있으며, 가격과 마케팅 전략이 거의 매일같이 바뀐다”고 밝혔다. 이는 포르쉐와 같은 전통적인 프리미엄 브랜드가 기술력은 물론 가격 경쟁력에서도 심각한 압박에 직면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엎친 데 덮친 럭셔리세 인하



경쟁 심화에 더해 예상치 못한 제도 변화도 포르쉐의 발목을 잡았다. 중국 정부가 올해 7월부터 럭셔리세 부과 기준을 기존 130만 위안에서 90만 위안으로 대폭 낮춘 것이다. 평균 판매가가 100만 위안 안팎인 포르쉐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에 치명타를 입은 셈이다.

결국 포르쉐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중국 내 판매망을 대대적으로 축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2024년 150개에 달했던 전시장은 현재 120개로 줄었고, 오는 2026년 말까지는 80개만 남길 계획이다. 높은 비용 문제로 현지 조립 생산 방식 도입도 백지화했다.

카이엔 일렉트릭 - 출처 : 포르쉐


전기차 대신 다시 내연기관으로



벼랑 끝에 몰린 포르쉐는 결국 ‘내연기관 회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국 시장 전략에서 전기차의 비중을 줄이고, 다시 내연기관 모델에 힘을 싣기로 한 것이다. 당초 전기차 전용으로 계획됐던 대형 SUV는 내연기관 모델이 먼저 출시될 예정이며, 주력 모델인 마칸 역시 가솔린 신형으로 대체된다.

물론 전기차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카이엔 EV와 718 EV 등 일부 모델은 예정대로 중국 시장에 투입해 브랜드의 전기차 존재감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시장의 주도권이 BYD를 필두로 한 현지 브랜드로 넘어간 상황에서 포르쉐의 ‘유턴’ 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카이엔 - 출처 : 포르쉐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