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속 신차 출고 지연까지… 중고 경차 시장에 쏠리는 눈길
평균 가격 23% 올라도 ‘없어서 못 판다’, 모닝·레이 등 인기 매물의 현주소
요즘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는 의외로 경차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실속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몰린 결과다. 신차 출고 지연까지 겹치면서 중고 경차의 몸값은 올랐지만,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절반으로 줄어든 판매 기간이 증명하는 인기
최근 당근중고차가 발표한 데이터는 이러한 현상을 명확히 보여준다. 지난달 기준 경차 매물의 평균 거래 완료 기간은 단 7일로, 전체 차종 평균인 12.4일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단순히 관심만 높은 것이 아니라, 매물이 등록되자마자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즉시 수요가 탄탄하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크고 화려한 옵션의 차량이 주목받았다면, 이제는 당장 부담 없이 운용할 수 있는지가 차량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감성적 만족보다 철저한 계산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다리다 지쳐… 중고차로 발길 돌린 소비자들
중고 경차의 인기는 신차 시장의 출고 지연 문제로 더욱 가속화됐다. 현대차 캐스퍼의 경우 가솔린 모델은 최대 18개월, 일부 전기차 트림은 26개월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기아 레이 역시 평균 7개월에서 길게는 10개월의 대기 기간이 필요했다.
당장 차가 필요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기약 없는 기다림을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 이들의 발길은 즉시 인수가 가능한 중고 경차 시장으로 향했고, 이는 한정된 매물의 빠른 소진으로 이어졌다.
가격은 23% 올랐지만 더 합리적인 선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중고 경차의 평균 거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달 기준 약 476만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387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3%나 상승한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여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경차는 저렴한 연료비는 물론, 공영주차장 및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 최대 75만 원의 세제 혜택 등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 압도적인 경제성을 자랑한다. 실제 중고차 거래량에서도 기아 모닝이 전체 1위를 차지했으며, 레이를 포함한 경차 거래 비중이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며 시장의 중심에 섰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