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쏘렌토엔 없는 ‘이것’ 때문에 인기 폭발
단종 후 희소성까지 더해져 중고 시세 방어력은 덤
자동차 시장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기묘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단종된 대형 디젤 SUV가 중고 시장에서 오히려 인기를 끄는 역주행이다. 그 중심에는 기아의 플래그십 SUV ‘모하비 더 마스터’가 있다.
사라진 줄 알았던 이 차의 인기 배경에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가 존재한다. 바로 ‘단종’으로 인한 희소성, 견고한 ‘프레임 바디’ 구조, 그리고 강력한 ‘V6 디젤 엔진’이다. 이 조합이 특정 소비자층을 강력하게 끌어당기고 있다.
신차 시장의 트렌드와 정반대의 길을 걷는 모하비의 중고 시장 인기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40대 남성들을 중심으로 확고한 수요층이 형성되며, 그들만의 분명한 선택 기준이 시장을 움직이는 상황이다.
단종되자 오히려 가치가 올랐다
모하비 더 마스터의 인기 비결은 역설적으로 신차 시장에선 외면받던 요소들에 있다. V6 3.0리터 디젤 엔진이 뿜어내는 260마력, 57.1kg·m의 토크는 대형 카라반이나 트레일러를 끄는 데 최적화된 성능이다. 이는 도심형 SUV인 팰리세이드나 쏘렌토가 따라오기 힘든 영역이다.
특히 전통적인 바디 온 프레임 방식은 모하비의 정체성과 같다. 험로 주행 시 차체 비틀림을 억제하고 충격을 흡수해 내구성이 뛰어나다. 캠핑이나 오프로드 등 거친 환경을 즐기는 운전자들에게 모하비가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로 꼽히는 이유다.
실제 데이터도 이를 증명한다. 특정 기간 모하비 더 마스터의 중고 거래량 405건 중 24.1%가 40대 남성이었다. 주말에 가족과 레저를 즐기려는 아버지들의 ‘패밀리카’로 확고히 자리 잡은 셈이다.
2천만 원대 가격이 구매를 부추긴다
강력한 성능과 별개로 합리적인 가격대 또한 구매 심리를 자극한다. 모하비 더 마스터의 중고 시세는 2,800만 원대 초반부터 형성되어 있다. 신차 가격이 최고 5,993만 원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감가상각을 거친 지금이 구매 적기라는 인식이 퍼졌다.
특히 2019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2021년식 모델이 인기가 높다. 최신 디자인과 편의 사양을 갖추면서도 가격 부담은 줄었기 때문이다. 시장에 풀린 매물의 절반 이상이 2021년식이라는 점도 접근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만약 당신이 3만km 미만을 주행한 신차급 중고 매물을 3천만 원대에 발견했다면, 이는 충분히 매력적인 제안일 수 있다. 다만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매물은 사고나 침수 이력을 의심하고 성능점검기록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장점만큼 단점도 명확해 신중해야 한다
물론 모하비가 모두에게 정답은 아니다. 가장 큰 단점은 경제성이다. 복합연비는 9.3km/L 수준으로, 요즘 차 기준으로는 상당히 낮다. 주행거리가 많은 운전자라면 유류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프레임 바디 특유의 승차감도 호불호가 갈린다. 방지턱을 넘거나 요철을 지날 때 발생하는 진동과 충격은 세단이나 모노코크 SUV에 익숙한 운전자에겐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 강화되는 디젤차 환경 규제 또한 장기 보유 시 고려할 변수다.
결국 모하비 더 마스터는 목적이 분명한 운전자를 위한 차다. 도심 출퇴근과 연비가 우선이라면 다른 대안이 낫다. 하지만 강력한 견인력과 험로 주파 능력, 압도적인 존재감을 원한다면 이만한 선택지도 드물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