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까다로운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 ‘유로 NCAP’서 최고 등급 획득
수소 연료 특성상 불안감 컸지만...충돌 시험서 입증된 놀라운 결과
수소전기차를 둘러싼 시선은 여전히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궁극의 친환경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수소’라는 연료의 특성 탓에 안전성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이러한 편견을 깨는 소식이 유럽에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가 유럽의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Euro NCAP)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을 획득한 것이다. 이는 수소전기차가 단순한 친환경 구호를 넘어,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전까지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음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증명한 사례다.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안전 평가, 그 의미는
유로 NCAP은 1997년부터 시작된 유럽의 대표적인 자동차 안전성 평가 기관으로, 세계적으로도 그 권위를 인정받는다. 평가 항목은 ▲성인 탑승자 보호 ▲어린이 탑승자 보호 ▲보행자 등 취약한 도로 사용자 보호 ▲안전 보조 시스템 등 네 가지로 구성된다. 넥쏘는 이 모든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종합 별 다섯을 달성했다.
특히 성인 및 어린이 탑승자 보호 항목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이는 충돌 사고 발생 시에도 차량의 기본 골격이 승객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호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넥쏘의 이번 성과는 수소 연료 탱크의 안전성은 물론, 차체 구조 설계 자체가 매우 견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충돌 시험에서 드러난 압도적인 차체 강성
유로 NCAP 측은 넥쏘가 정면과 측면 충돌 시험에서 탑승객의 공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뛰어난 보호 능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강한 충격에도 차체 변형을 최소화해 탑승자의 머리, 가슴, 다리 등 주요 신체 부위를 효과적으로 지켜냈다는 평가다.
후방 충돌 시 목 상해(경추 부상) 위험을 줄이는 시트와 헤드레스트 설계 역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실제 사고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을 고려한 세심한 안전 설계가 반영된 결과다. 어린이 보호 부문에서는 6세와 10세 어린이 더미를 이용한 테스트에서 모든 중요 신체 부위를 안정적으로 보호하며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가족용 차량으로서의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사고 예방부터 수습까지 책임지는 첨단 기술
넥쏘는 충돌 안전성뿐만 아니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부문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보행자나 자전거, 다른 차량을 인식해 자동으로 제동하는 긴급 제동 시스템(AEB)이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정확하게 작동했다.
또한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긴급 구난 센터에 연락하는 eCall 시스템과, 2차 사고를 막기 위한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도 탑재되어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차량이 물에 빠지는 위급 상황에서도 문과 창문을 열어 탈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 역시 확인됐다. 사고 전, 사고 중, 사고 후 모든 단계에서 탑승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구성이다.
현대차는 1세대 넥쏘에 이어 2세대 모델까지 유로 NCAP 최고 등급을 받으며 수소전기차 기술력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확고히 했다. 이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등 전기차 모델에 이어 넥쏘까지, 현대차의 친환경 라인업 전반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