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0만원대 파격적인 가격으로 등장한 말레이시아산 전기 SUV ‘QV-E’
배터리 구독 방식 도입해 초기 구매 비용 대폭 낮춰…국내 출시되면 시장 판도 바꿀까
국내 소형 전기 SUV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기아 EV3보다 최대 2,300만 원이나 저렴한 전기 SUV가 공개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주인공은 말레이시아 자동차 제조사 페로두아(Perodua)가 최근 선보인 ‘QV-E’다. 이 차량의 현지 판매 가격은 약 80,000링깃,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2,840만 원에 불과하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이 믿기지 않는다”, “당장 국내에 출시해달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코나 EV3보다 최대 2300만원 저렴
QV-E의 가격 경쟁력은 국내 동급 모델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출시된 기아 EV3의 국내 판매 가격은 트림에 따라 4,208만 원에서 5,108만 원 사이다. QV-E와 비교하면 최소 1,400만 원에서 최대 2,300만 원까지 차이가 벌어진다.
현대차의 대표 소형 전기 SUV인 코나 일렉트릭 역시 보조금 적용 후 실구매가가 4,352만 원에서 4,652만 원 수준이다. QV-E가 약 1,500만 원에서 1,800만 원가량 저렴한 셈이다. 비슷한 크기와 성능을 고려하면 이는 소비자에게 매우 매력적인 가격 차이다.
200마력 400km 주행 성능도 준수
단순히 가격만 저렴한 것이 아니다. QV-E는 성능 면에서도 준수한 스펙을 갖췄다. 200마력(hp)의 전기 모터를 장착해 일상 주행은 물론, 다이내믹한 주행 환경에서도 부족함 없는 출력을 제공한다.
1회 완전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약 400km로, 도심 주행과 단거리 여행에 충분하다. 차량 길이는 4m 초반대로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이 가능한 크기이며, 실내 역시 깔끔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구성됐다.
가격의 비밀 배터리 구독 모델
QV-E가 이처럼 파격적인 가격을 실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배터리 구독’ 방식에 있다. 전기차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판매가에서 제외하고, 대신 매월 일정 구독료를 내는 방식이다.
이 모델은 전기차 구매의 가장 큰 장벽이었던 초기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아직 국내에서 이와 같은 구독 모델이 어떻게 적용될지는 미지수지만, 소비자들의 구매 문턱을 낮추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국내 출시는 미지수 하지만
아쉽게도 페로두아는 아직 공식적인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QV-E가 비슷한 가격 구조로 국내에 상륙한다면, 기아 EV3와 코나 일렉트릭이 양분하고 있는 소형 전기차 시장의 틈새를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 체계, 브랜드 인지도, A/S 및 충전 인프라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2천만 원대라는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게임 체인저’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