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국내 판매 80%를 혼자 책임진 효자 모델의 정체
‘갓성비’를 넘어 탄탄한 기본기까지,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진짜 이유
GM 한국사업장의 실적을 사실상 혼자 이끌고 있는 모델이 시장에서 연일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GM 한국사업장의 국내 판매량 1만 3,952대 중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무려 1만 1,159대를 차지했다. 전체 판매의 약 80%에 달하는 압도적인 수치다.
이러한 인기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는 26만 3,817대가 팔려나가며 형제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량을 크게 앞질렀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소비자들이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선택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한다.
경차 값 SUV 공식의 탄생
트랙스 크로스오버 성공의 가장 큰 비결은 ‘갓성비’로 요약된다. 출시 당시부터 경차 가격으로 넘볼 수 있는 소형 SUV라는 파격적인 포지셔닝이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시작 트림인 LS는 2,155만 원, 레드라인 2,565만 원, 액티브 2,793만 원, RS 2,851만 원으로 책정됐다.
특히 2,100만 원대에서 시작하는 LS 트림은 풀옵션 기준 기아 레이나 현대차 캐스퍼와 가격대가 겹친다. 경차를 고민하던 소비자들에게 차급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매력적인 대안이 생긴 것이다. ‘경차 값으로 소형 SUV를 산다’는 공식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에 충분했다.
체급을 뛰어넘는 공간과 주행 성능
단순히 가격만 저렴한 차는 아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세단의 날렵함과 SUV의 공간 활용성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모델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전장 4,540mm, 휠베이스 2,700mm로 동급 대비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특히 2열은 플랫 플로어 구조를 적용해 성인이 탑승해도 불편함이 없다.
주행 성능 역시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도심의 좁은 골목에서는 민첩하게 움직이고, 고속도로에서는 안정적인 차체 제어 능력을 보여준다. 소형 SUV에서 기대하기 힘든 주행 완성도를 갖췄다는 점이 구매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2천만원대라 믿기 힘든 편의사양
풍부한 편의 사양 역시 빼놓을 수 없다. 1.2리터 E-터보 엔진은 일상 주행에서 경쾌한 가속감을 제공하며,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와 오토홀드 기능은 정체 구간의 운전 피로를 덜어준다.
여기에 통풍 및 열선 기능이 포함된 전동 시트, 외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 시스템 등 상위 차급에서나 볼 수 있던 기능들이 대거 탑재됐다. 8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1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는 뛰어난 시인성과 직관적인 조작 환경을 제공한다. 트렁크 공간 또한 캠핑 장비나 골프백을 싣기에 부족함이 없다.
결론적으로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가격, 공간, 주행 성능, 편의 사양 등 모든 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냈다. 경차와 소형 SUV 사이에서 고민하던 잠재 고객을 정확히 공략했고, 그 결과는 판매량으로 명확히 증명되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소형 SUV 시장의 ‘가성비 기준’을 새롭게 쓰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