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백 3초대·13분 초급속 충전… 유럽 홀린 압도적 스펙
국내 도입 시 생태계 파괴 우려될 정도의 ‘미친 가성비’
최근 2026 브뤼셀 모터쇼 현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새로운 전기 스테이션 왜건 ‘7GT’를 전격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번 모델은 단순한 신차 발표를 넘어, 가격과 성능의 파괴적인 조합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유럽 시장 정조준한 ‘가성비’ 전략
지커가 이번에 선보인 7GT는 유럽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의 네 번째 모델이다. 이미 중국 내에서는 ‘007 GT’라는 명칭으로 판매되며 상품성을 검증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가격 경쟁력이다. 현지 판매 가격은 20만 2900위안에서 26만 2900위안으로, 한화로 환산하면 약 4200만 원에서 5200만 원 수준이다. 준중형 전기차 가격에 고성능 준대형급 스펙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 파괴자’라는 별칭이 붙고 있다.
슈퍼카 안 부러운 압도적 주행 성능
성능 제원을 살펴보면 4천만 원대 차량이라고는 믿기 힘든 수준이다. 7GT는 후륜구동(RWD) 기본 모델만 해도 최고출력 310kW(약 416마력)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5.3초 만에 도달한다.
상위 트림인 사륜구동(AWD) 모델은 더욱 강력하다. 듀얼 모터 시스템을 통해 최고출력 475kW(약 637마력)라는 폭발적인 힘을 뿜어낸다. 이는 내연기관 슈퍼카들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수치다. 여기에 에어 서스펜션과 스포츠 브레이크 등 고급 하체 세팅이 더해져 왜건 특유의 안정적인 주행 질감을 완성했다.
13분 만에 충전 끝… 800V 시스템 탑재
전기차의 고질적 단점인 충전 속도 문제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7GT는 PMA2+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800V 고전압 시스템을 탑재했다. 최대 450kW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3분이다. 잠시 휴게소에 들러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시간이면 다시 장거리 주행 준비가 끝나는 셈이다.
배터리 용량은 트림에 따라 75kWh와 100kWh 두 가지로 운영되며, WLTP 기준 최대 주행거리는 519km에서 655km에 달한다. 장거리 여행이 잦은 유럽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구성이다.
세련된 디자인과 넉넉한 공간
외관은 공기역학을 고려한 매끄러운 보닛 라인과 후면부의 덕테일 스포일러가 조화를 이뤄 스포티한 왜건의 정석을 보여준다. 차체 크기는 전장 4817mm, 전폭 1910mm, 휠베이스 2900mm로 동급 D세그먼트 왜건 중에서도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중국형 모델과 달리 유럽형 7GT는 전면부의 ‘스타게이트’ 인터랙티브 LED 라이트 밴드를 과감히 삭제하고 블랙 패널로 마감해 더욱 간결하고 모던한 인상을 준다. 지커는 오는 7월 1일부터 유럽 고객 인도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지커(Zeekr)는 중국 지리자동차 그룹 산하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다. 지리자동차는 볼보(Volvo), 폴스타(Polestar), 로터스(Lotus) 등을 소유하고 있어 기술 공유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7GT 역시 볼보와 폴스타의 안전 및 주행 철학이 상당 부분 녹아들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출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으나, 만약 이 가격대로 한국 시장에 상륙한다면 국산 전기차는 물론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