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44만 원 아끼는 압도적인 가성비, 6개월이면 본전 뽑는다
택시로 검증된 ‘괴물 내구성’까지… 운전자들이 다시 주목하는 이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대세인 친환경차 시장에서 의외의 복병이 등장했다. 바로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이다. 한때 ‘택시 차’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고유가 시대에 강력한 경제성을 무기로 일반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차 총판매량 136만 8,337대 중 LPG차는 13만 8,540대가 팔려나갔다. 이는 전기차 판매량(12만 8,124대)을 뛰어넘는 수치로, 가솔린과 하이브리드에 이어 당당히 판매 3위를 기록한 성과다.
연간 44만원 절약, 압도적인 경제성
LPG차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저렴한 연료비다. 휘발유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LPG 가격 덕분에 유지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현대차 쏘나타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그 효과는 명확하다. 2.0 LPG 모델은 1.6 가솔린 터보 모델보다 차량 가격이 18만 원가량 비싸다. 연비 자체는 가솔린 모델이 더 우수하지만, 압도적인 연료 가격 차이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연간 2만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LPG 모델은 가솔린 모델보다 연료비를 약 44만 원 아낄 수 있다. 불과 6개월이면 더 비싸게 주고 산 차량 가격을 회수하는 셈이다. 주행 거리가 길수록 절약 효과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택시로 검증된 고장 없는 내구성
경제성뿐만 아니라 내구성 또한 LPG차의 숨겨진 강점이다. 수십만 km를 혹사당하며 달리는 택시와 렌터카 대부분이 LPG 모델이라는 점이 그 신뢰성을 입증한다.
LPG는 연소 과정에서 엔진 내부에 그을음 같은 불순물이 거의 남지 않는다. 이 덕분에 피스톤과 밸브 등 주요 부품이 깨끗하게 유지되어 잔고장이 적다. 최근 일부 터보 엔진이나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결함 이슈가 불거지면서, 구조가 단순하고 검증된 LPG 엔진의 안정성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선택의 폭 넓어진 LPG 라인업
과거와 달리 선택할 수 있는 LPG 모델도 다양해졌다. 현재 1톤 트럭을 제외하고도 총 10종의 국산 LPG 승용차를 구매할 수 있다.
현대차는 ‘국민 세단’ 그랜저와 쏘나타, 아반떼는 물론 다목적 차량인 스타리아에도 LPG 옵션을 제공한다. 기아 역시 스포티지, K8, K5 등 주력 모델에서 LPG를 선택할 수 있다. KGM(구 쌍용차)은 토레스, 티볼리 등에 가솔린과 LPG를 함께 쓰는 바이퓨얼 방식을 적용해 효율성을 높였다.
물론 충전소가 주유소보다 부족하고, 트렁크에 자리한 가스통으로 공간 손해를 봐야 하는 단점은 여전하다. 하지만 고유가 시대에 ‘가성비’와 ‘신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실속파 운전자들 사이에서 LPG차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