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전기차의 성지, 독일 뉘르부르크링에 등장한 400kW 초급속 충전소.
현대차, 아이오닉 5 N 오너들에게 파격적인 혜택 제공을 예고했다.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녹색 지옥(The Green Hell)’, 독일 뉘르부르크링. 극한의 주행 성능을 시험하는 이곳은 내연기관차의 성지였지만, 전기차에게는 늘 ‘충전’이라는 높은 벽이 존재했다. 현대차가 바로 이 숙제를 풀기 위한 해답을 내놓았다.
현대차는 뉘르부르크링 서킷에 400kW급 초고속 충전소를 구축하며 고성능 전기차 생태계 확장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압도적인 충전 속도와 전략적인 위치 선정, 그리고 브랜드의 장벽을 허문 개방성은 향후 고성능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요소로 꼽힌다. 과연 현대차는 ‘녹색 지옥’의 문턱을 성공적으로 낮출 수 있을까.
18분 만에 80%, 녹색 지옥의 새로운 심장
이번에 설치된 ‘N 급속 충전소’의 핵심은 단연 속도다. 최대 400kW의 초고속 충전을 지원, 현대차의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 5 N의 경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단 18분이면 충분하다. 트랙 주행을 위해 긴 시간을 기다릴 필요 없이, 짧은 휴식만으로 다시 질주를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충전소는 서킷 일반 방문객이 트랙 주행을 위해 진입하는 투어리스트 드라이브 입구 인근 주차장에 자리 잡았다. 최적의 접근성을 확보한 셈이다. DC 급속 충전기 2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충전기 1대당 2대씩, 최대 4대의 전기차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어 운전자들의 편의를 극대화했다.
브랜드 장벽 허물다, 모두를 위한 충전소
현대차의 이번 행보는 단순히 자사 차량만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그치지 않는다. ‘모두를 위한 고성능(Performance for All)’이라는 N 브랜드의 철학에 따라, 이 충전소는 제조사와 관계없이 모든 전기차 운전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다.
현대차는 뉘르부르크링 트랙 시즌 개막에 맞춰 이달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오는 4월부터는 유럽의 현대차 고객용 충전 앱인 ‘차지 마이현대(Charge myHyundai)’를 통해 충전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아이오닉 5 N 고객에게는 무료 충전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 고성능 전기차 오너로서의 자부심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인제 넘어 뉘르부르크링까지, N 브랜드의 큰 그림
이번 뉘르부르크링 충전소는 2023년 국내 인제스피디움에 이은 현대차의 두 번째 서킷 전용 급속 충전소다. 국내를 넘어 고성능 자동차의 심장부인 독일에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는 전동화 시대에도 ‘운전의 재미’를 놓치지 않겠다는 N 브랜드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
박준우 현대차 N매니지먼트실장은 “아이오닉 5 N으로 고성능 전기차의 가능성을 증명한 데 이어, 트랙에서 성능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며 “앞으로도 전동화 시대에 맞는 고성능 EV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뉘르부르크링에서의 존재감 강화는 현대 N 브랜드가 글로벌 고성능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