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1만 대 이상 판매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포르쉐. 전동화 전략의 핵심으로 ‘국산 배터리’를 선택해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하반기 출시될 순수 전기 SUV ‘카이엔 일렉트릭’ 국내 첫 공개와 함께 한국 시장만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독일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포르쉐가 한국 시장에서 연일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국내에 판매되는 모든 순수 전기차의 심장을 ‘메이드 인 코리아’로 채우겠다는 파격적인 선언을 내놨다. 포르쉐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히 판매량 증가에 대한 화답을 넘어, 한국을 미래 전동화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읽힌다. 과연 포르쉐의 ‘친한(親韓)’ 정책 뒤에는 어떤 계산이 깔려 있을까?

역대급 실적으로 증명된 한국 시장의 위상



포르쉐코리아는 지난 2025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총 1만 1,746대를 판매, 전년 대비 약 30%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중국, 미국, 독일, 영국에 이어 포르쉐 글로벌 판매 순위 5위 시장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동화 모델의 비중이다. 순수 전기차인 타이칸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합친 판매량이 전체의 62%에 달했다. 이는 한국 소비자들이 얼마나 빠르고 적극적으로 전동화 트렌드를 수용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다. 타이칸은 글로벌 판매 2위, 파나메라는 3위, 카이엔은 4위를 기록하며 한국이 주요 모델의 핵심 시장임을 입증했다.



전기차 심장은 이제부터 메이드 인 코리아



이번 간담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배터리 전략이었다. 포르쉐는 올해부터 국내에 판매되는 모든 순수 전기차에 한국산 배터리 셀을 적용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가 특정 국가의 부품만을 사용하겠다고 공언한 이례적인 결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국내 배터리 기술력에 대한 포르쉐의 확고한 신뢰를 보여주는 동시에, 안정적인 고성능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분석한다. 이날 국내 최초로 공개된 순수 전기 SUV ‘카이엔 일렉트릭’ 역시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하고 올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전동화와 고성능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포르쉐는 전동화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도 브랜드의 정체성인 고성능 내연기관 모델을 소홀히 하지 않는 ‘투트랙’ 전략을 유지한다. 상반기에는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911 터보 S와 마칸 GTS 등 퍼포먼스 모델을 투입해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고객들을 공략한다.

또한 하반기에는 오직 한국 시장만을 위해 특별 제작된 ‘파나메라 레드 익스클루시브’ 모델을 선보인다. 이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고객들의 높은 안목을 만족시키려는 포르쉐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서비스 망 두 배 확대 프리미엄 경험 강화



판매량 급증에 발맞춰 고객 서비스 인프라 투자도 대폭 늘린다. 포르쉐코리아는 오는 2030년까지 서비스 네트워크를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주, 일산, 영등포 등 주요 거점에 새로운 서비스센터와 전시장을 구축한다.

더불어 개인화 주문 서비스 ‘PTS(Paint to Sample)’의 한국어 지원, 국내 카드사와의 제휴를 통한 오너 전용 프리미엄 서비스 도입 등 디지털과 실물 경험을 아우르는 고객 만족도 향상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