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판매량마저 뛰어넘은 기아 PV5, 흥행 돌풍의 중심엔 ‘카고’ 모델이 있었다.

2천만 원대 실구매가 가능케 한 파격적인 보조금 정책, 전기 상용차 시장 지각변동 예고

PV5 패신저 실내 / 기아


3월의 도로 위 풍경이 심상치 않다. 익숙한 세단이나 SUV 대신, 네모반듯한 디자인의 생소한 차량이 부쩍 눈에 띄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바로 기아의 첫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다.

이 차량은 지난 2월, ‘국민 아빠차’ 카니발마저 제치고 판매량 상위권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상용차로 개발된 PV5가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에는 압도적인 실용성,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 그리고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카니발마저 넘어선 이례적 흥행



PV5 카고 실내 / 기아


PV5의 2월 판매량은 3,967대로, 이는 현대차그룹 전체 전기차 중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EV3(3,469대), 아이오닉 5(3,227대) 등 쟁쟁한 승용 전기차들을 모두 앞질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내연기관 모델인 카니발의 판매량(3,712대)까지 넘어섰다는 점이다. 이는 PV5의 성공이 단순한 신차 효과를 넘어선,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신호탄임을 보여준다.

흥행의 주역은 카고 모델



PV5 카고 / 기아


이번 흥행 돌풍의 중심에는 승객용(패신저)이 아닌 화물용(카고) 모델이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팔린 PV5 중 약 91%에 달하는 3,607대가 카고 모델이었다.

이 수치는 PV5의 주 수요층이 일반 가정이 아닌, 물류 및 운송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와 법인임을 명확히 드러낸다.

압도적인 실용성과 확장성



PV5 패신저 / 기아


PV5는 기아의 미래 전략인 PBV의 첫 주자답게 철저히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S’를 기반으로, 기본 뼈대 위에 다양한 모듈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레저용부터 물류 운송까지 폭넓은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카고 모델은 최대 2,310L에 달하는 광활한 적재 공간을 자랑하며,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도록 적재고를 419mm까지 낮췄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377km를 주행할 수 있어 도심 내 운송 업무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보조금이 만든 파격적인 가격



PV5 카고 모델의 폭발적인 인기는 ‘전기차 보조금’ 효과가 결정적이었다. PV5 카고 롱레인지 4도어 모델의 국고 보조금은 1,150만 원에 달한다. 반면 패신저 5인승 롱레인지 모델은 458만 원으로 차이가 크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 보조금까지 더하면 실구매가는 크게 낮아진다. 서울시 기준으로 보조금을 모두 적용할 경우, 2,000만 원대 후반에도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터, 봉고가 양분하던 1톤 트럭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다.

PV5 패신저 실내 / 기아


뜨거워지는 전기 상용차 시장



PV5의 등장은 전기 상용차 시장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 2월 포터 일렉트릭 역시 1,671대가 팔리며 꾸준한 인기를 증명했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전기 상용차 보조금이 조기 소진될 조짐까지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PV5와 같은 매력적인 신차가 등장하고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유지비 부담이 적은 전기 상용차로 눈을 돌리는 소상공인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