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시장을 위협하는 국산 픽업트럭의 등장.
3천만 원대 시작가와 연 2만 원대 자동차세라는 파격적인 조건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SUV가 독주하던 시장에 픽업트럭이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중심에는 KG모빌리티(KGM)의 신형 무쏘가 있다. 출시 두 달 만에 5,000대 계약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킨 무쏘의 인기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 파격적인 세금 혜택, 그리고 SUV를 넘어서는 실용성이다. 단순히 ‘짐차’로 여겨졌던 픽업트럭이 어떻게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3천만 원대, 반값에 즐기는 픽업트럭
KGM 신형 무쏘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가격이다. 2.0 가솔린 터보 모델이 2,990만 원, 디젤 모델은 3,170만 원에서 시작한다. 6,000만 원을 훌쩍 넘는 포드 레인저나 8,000만 원에 육박하는 지프 글래디에이터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KGM은 이번 신형 모델을 출시하며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는 공격적인 전략을 택했다. 이러한 전략은 시장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실제 계약에서도 디젤(54.4%)과 가솔린(45.6%) 모델이 고른 인기를 보이며 성공을 증명했다.
연 2만 8500원, 파격적인 세금 혜택
가격만큼이나 매력적인 것은 세금 혜택이다. 픽업트럭은 법적으로 화물차로 분류돼 일반 승용차와 다른 세금 체계를 적용받는다. 차량 가격이나 배기량과 무관하게 취득세가 감면되고 개별소비세는 아예 면제된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연간 자동차세다. 신형 무쏘의 연간 자동차세는 2만 8,500원에 불과하다. 수십만 원에서 백만 원을 넘나드는 대형 SUV의 자동차세와 비교하면 유지비 부담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넉넉한 적재 공간과 최신 안전·편의 사양까지 갖춰 경제성과 실용성을 모두 잡았다.
쿠페와 컨버터블 넘어선 인기
픽업트럭의 인기는 단순한 체감을 넘어 수치로도 확인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픽업트럭 신규 등록 대수는 약 2만 5,000대로, 전년 대비 79% 이상 급증했다. 이는 쿠페, 컨버터블 등 다른 비주류 차종의 판매량을 압도하는 기록이다.
전동화 흐름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올해 1~2월 동안 무쏘의 전기차 버전은 1,369대가 팔리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KGM뿐만 아니라 기아, 한국지엠 등도 픽업트럭 라인업 강화를 예고하고 있어 시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틈새 시장에서 주류로, SUV 자리 넘본다
과거 픽업트럭은 레저나 특정 사업 용도에 국한된 틈새 모델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SUV의 실용성과 화물차의 경제성을 겸비한 전천후 차량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과 세금 혜택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픽업트럭이 국내 시장에서 SUV의 아성을 위협하는 주요 차급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픽업트럭이 만들어갈 새로운 자동차 시장의 풍경이 기대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