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유럽산 자동차 관세 25% 인상 카드 만지작. 벤츠, BMW 등 독일차 브랜드의 가격 인상과 전동화 전략에 미칠 파장 분석.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관세 전쟁의 서막이 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관세율을 기존 15%에서 25%로 올리겠다는 발언은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업계의 전동화 전략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까지 뒤흔들 수 있는 강력한 변수로 떠올랐다. 과연 이번 관세 논의는 선거를 앞둔 정치적 수사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현실화되어 국내 소비자들이 사랑하는 독일차의 가격표를 바꾸게 될까?
벤츠 BMW 정조준, 피할 수 없는 가격 인상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단연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그룹 등 독일 완성차 업체다. 이들은 미국 시장에서 높은 판매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관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처지다.
업계는 가격 인상과 수익성 하락이라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에게 관세 부담을 전가하면 판매량이 급감할 수 있고, 자체적으로 흡수하자니 수익성 악화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압박은 결국 이들 업체에 미국 내 생산 시설을 확대하라는 노골적인 메시지로 해석된다.
전기차 전환 시대의 예기치 못한 암초
이번 관세 논의는 한창 속도를 내던 전동화 전환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원가가 높고, 특히 배터리 가격이 전체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여기에 고율 관세까지 더해지면 가격 경쟁력 확보는 더욱 요원해진다.
이미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배터리 핵심 원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관세 장벽은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한다. 기술력과 디자인만으로는 시장을 장악할 수 없으며, 통상 정책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넘어야 하는 시대가 된 셈이다.
보복 관세 맞불 놓으면 공급망 전체가 흔들
만약 유럽연합(EU)이 미국의 관세 부과에 보복 관세로 맞대응할 경우,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자동차 산업은 수많은 부품과 소재가 국경을 넘나들며 완성되는 대표적인 글로벌 협업 체계이기 때문이다.
한쪽의 관세가 오르면 연쇄적으로 부품사와 소재 기업까지 타격을 입으며 공급망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미국과 유럽 간의 무역 분쟁을 넘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자동차 및 부품 업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 무대가 기술과 성능을 넘어 무역 정책과 생산 전략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트럼프의 관세 발언이 현실화될지, 그리고 유럽과 어떤 타협점을 찾게 될지에 따라 향후 수입차 시장의 판도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당분간 국내 소비자들과 관련 업계는 대서양 건너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