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 공조기,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 대형 휠 등 화려한 신차 옵션들.

하지만 디자인에만 집중한 나머지 실제 운전자의 편의성과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 / 현대자동차


5월의 화창한 날씨에 맞춰 새 차를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전시장에서 마주한 신차들은 화려한 디자인과 첨단 기능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겉모습만 보고 섣불리 결정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운전자의 실제 ‘편의성’과 ‘안전’을 위협하는 몇몇 옵션들 때문이다. 과연 어떤 기능들이 보기 좋은 떡에 머무르는 것일까?

자동차 기술은 분명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변화가 운전자를 향하는 것은 아니다.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위해 추가된 일부 사양들이 오히려 일상 주행의 불편과 잠재적 위험을 키운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디자인은 깔끔해졌지만, 조작 편의성은 왜 나빠졌을까



더 뉴 그랜저 실내 / 현대자동차


직관적인 조작은 안전 운전의 기본이다. 과거 운전자들은 손끝의 감각만으로 에어컨 온도나 풍량을 조절하는 ‘블라인드 오퍼레이션’이 가능했다. 물리 버튼과 다이얼 덕분이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은 센터패시아를 거대한 터치스크린으로 채우고 있다. 실내가 한결 깔끔해 보이지만, 운전 중 공조기를 조작하려면 시선을 디스플레이로 옮겨 정확한 아이콘을 눌러야 한다.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사고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영국 교통 연구소(TRL)는 터치스크린 조작 시 운전자의 반응 속도가 최대 57%까지 느려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방 주시를 돕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적용하면서, 정작 가장 빈번하게 쓰는 공조기 조작은 시선을 뺏는 방식으로 바뀐 것은 아이러니다.

매끈한 외관 뒤에 숨겨진 안전의 사각지대



디자인을 위해 안전의 기본 원칙이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이 대표적이다. 문손잡이가 차체 안으로 들어갔다가 필요할 때만 돌출되는 이 방식은 측면을 매끈하게 만들어 고급차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문제는 비상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다. 겨울철 눈이나 얼음이 껴 손잡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전자계통 고장으로 문이 열리지 않는 사례가 보고된다. 사고 발생 시 구조대가 즉시 문을 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는 운전자에게 상당한 불안감을 준다. 자동차의 문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확실하게 열려야 한다는 대전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쏘렌토 / 기아


휠이 클수록 멋지다는 공식, 정말일까



자동차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휠도 점점 커지는 추세다. 20인치는 기본이고 21, 22인치에 달하는 거대한 휠은 차를 훨씬 당당하고 스포티하게 보이게 한다.
그러나 멋을 위해 포기해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휠이 커질수록 타이어의 옆면(사이드월)은 얇아진다.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공간이 줄어 승차감이 딱딱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비용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18인치 타이어에 비해 21인치 이상 대형 타이어는 교체 비용이 2~3배 이상 비싸다. 만약 당신이 가족과 함께 탈 패밀리카를 찾거나 장거리 주행이 잦다면, 화려한 대형 휠이 정말 합리적인 선택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늘어난 휠 무게로 인한 미세한 연비 저하는 덤이다.

터치식 공조기,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 대형 휠. 이들의 공통점은 실제 운전자 경험보다 시각적 효과를 우선시했다는 점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차별화 경쟁에 몰두하면서 운전의 본질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결국 운전자를 위한 진정한 옵션은 전시장에서의 감탄을 자아내는 기능이 아니라, 매일의 주행에서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세심한 배려일 것이다.

E클래스 센터페시아 / 벤츠


GV90 스파이샷 / KoreanCarBlog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