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공개된 기아 EV2, EV3보다 1700만 원 저렴한 파격 가격에 ‘들썩’

뛰어난 상품성에도 국내 출시 계획 없다는 소식, 그 배경에 관심 집중



기아가 유럽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소형 전기 SUV ‘EV2’가 뜨거운 감자다. 매력적인 가격과 뛰어난 상품성이 알려지며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커졌지만, 정작 한국 출시 계획은 없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아는 왜 이토록 경쟁력 있는 모델을 국내 시장에서 외면하는 것일까. 그 배경에는 ‘가격’과 ‘상품성’, 그리고 피할 수 없는 ‘내부 경쟁’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얽혀있다.

최근 벨기에 브뤼셀 모터쇼에서 공개된 EV2는 기아 전기차 라인업의 막내 역할을 맡을 엔트리 모델이다. 현대차 베뉴와 비슷한 크기의 작은 차체지만,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장점을 살려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이 쏠리는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EV3보다 1700만 원 저렴, 가격 경쟁력의 비밀





EV2가 주목받는 핵심은 단연 가격이다. 독일 시장 기준 시작 가격은 2만 6600유로, 한화로 약 456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는 먼저 공개된 상위 모델 EV3보다 약 1700만 원이나 저렴한 금액이다. 기아는 차체 크기와 배터리 용량을 최적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만약 이 차가 국내에 들어와 보조금을 받는다면, 2000만 원대 후반에 구매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국내 소형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런 차를 왜 안 파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크기는 베뉴급, 상품성은 기대를 뛰어넘다



단순히 가격만 저렴한 것이 아니다. EV2의 상품성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전장은 약 4060mm로 소형 SUV지만,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2열 레그룸을 958mm까지 확보했다. 트렁크 공간 역시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최대 1201L까지 확장돼 실용성을 높였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유럽(WLTP) 기준 약 450km 수준으로 예상된다. 도심 주행은 물론 주말 장거리 여행까지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작은 차체에 알찬 성능을 담아낸 셈이다.



잘 만들고도 한국만 외면, 내부 경쟁 때문인가



그렇다면 기아는 왜 EV2의 국내 출시를 망설이는 걸까. 업계에서는 ‘카니발리제이션(판매 간섭)’ 문제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현재 국내 경형·소형 전기차 시장에는 이미 기아 레이 EV와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이 자리를 잡고 있다.

여기에 EV2까지 투입될 경우 자칫 ‘제 살 깎아 먹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기아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EV2를 두고 벌어지는 기아의 딜레마와 소비자들의 기다림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