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지 하이브리드·EV5는 3년 대기, K5·K8은 한 달 만에 출고

빠른 출고 원하면 ‘이 차’가 정답…의외의 대안 떠오른 이유

레이 / 기아


기아의 6월 신차 납기표가 공개되자 일부 계약자들 사이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특정 모델은 지금 계약해도 3년을 꼬박 기다려야 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반면 어떤 차는 한 달이면 충분하다. 이 극심한 출고 기간 차이는 특정 차종의 인기, 파워트레인, 그리고 옵션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다. 대체 어떤 차가 35개월이나 걸리고, 빠른 출고의 대안은 무엇일까.

2024년 6월 기준, 기아의 일부 차종은 전례 없는 대기 기간을 기록했다. EV5 전 사양, 스포티지 하이브리드(HEV)와 LPG 모델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공식 대기 기간은 무려 35개월. 단순 계산으로도 2027년 중반에나 차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029년에 받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이처럼 대기가 긴 이유는 명확하다.

스포티지 HEV 35개월, 가솔린은 왜 4개월일까



EV5 실내 / 기아


같은 모델이라도 심장(파워트레인)이 다르면 운명이 갈린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LPG 모델의 대기가 35개월에 달하는 반면, 같은 스포티지 가솔린 모델은 4개월이면 출고가 가능하다. 친환경차에 대한 높은 수요와 특정 부품 수급 문제가 맞물린 결과다. 이는 차세대 준중형 전기 SUV로 기대를 모으는 EV5와 비즈니스 특장 수요가 몰린 PV5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어떤 차를 사느냐’보다 ‘어떤 동력원을 선택하느냐’가 출고 시점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된 셈이다. 레이 역시 가솔린은 10개월, EV는 8개월로 경차임에도 상당한 기다림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의 선호가 특정 파워트레인으로 쏠리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한 달 만에 나오는 K5·K8, 세단의 역설적 인기



쏘렌토 하이브리드 / 기아


SUV와 RV에 수요가 집중되는 동안, 세단 라인업은 의외의 기회를 잡았다. K5와 K8은 전 사양 4~5주, 플래그십 세단인 K9조차 2개월이면 출고가 가능하다. 35개월이라는 숫자 옆에 있으니 거의 ‘즉시 출고’ 수준으로 느껴진다. 이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SUV로 완전히 넘어갔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차가 급하게 필요하지만 SUV를 반드시 고집할 이유가 없다면, 세단은 매우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가족 구성이나 적재 공간 때문에 SUV를 포기할 수 없는 게 아니라면, 잘빠진 디자인의 K8을 한 달 만에 받는 편이 스포티지를 3년 가까이 기다리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쏘렌토가 스포티지보다 빠른 의외의 상황



EV5 / 기아


예상 밖의 대안도 존재한다. 스포티지 HEV의 35개월 대기가 부담스럽다면, 한 체급 위인 쏘렌토 HEV가 답이 될 수 있다. 놀랍게도 쏘렌토 HEV의 출고 대기 기간은 5~6주에 불과하다. 쏘렌토 가솔린 역시 7~8주로 매우 짧다. 동생 격인 스포티지보다 훨씬 빨리 받을 수 있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옵션 선택 역시 변수다. 픽업트럭 타스만은 기본 2개월이지만, 롤바 같은 순정 용품을 추가하면 기간이 늘어난다. 카니발 하이리무진 4인승 모델은 리무진 시트 부품 문제로 6개월이 소요된다. 빠른 출고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계약 전 포기할 수 있는 옵션을 미리 정해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제 기아차 구매 계획은 모델명 검색 이전에 납기표 확인부터 시작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원하는 사양을 위해 묵묵히 기다릴 것인지, 아니면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 빠르게 신차를 손에 넣을 것인지,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 기아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