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6km 달려보니 연비는 거의 동점, 하지만 적재공간과 시트 조작 방식에서 평가가 갈렸다.
북미 3열 SUV 8개 모델 중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두 형제차의 결정적 차이점 분석.
기아 텔루라이드와 현대 팰리세이드가 하이브리드 모델로 다시 맞붙었다. 같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형제차’지만, 최근 북미 시장의 한 비교 평가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며 미세한 차이점이 다시 주목받는 상황이다.
두 차량의 우열을 가른 핵심 기준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바로 실주행 연비, 3열 공간 활용성, 그리고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격표다.
겉으로 드러난 제원표는 비슷해 보이지만, 966km에 달하는 장거리 실주행 테스트를 거치자 각 차량의 성격과 장단점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숫자는 같아도 체감 만족도가 달랐던 이유
두 모델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합산 출력 329마력으로 완전히 동일하다. 하지만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텔루라이드가 6.4초, 팰리세이드가 6.6초로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공인 복합연비 역시 텔루라이드가 약 13.2km/L로 팰리세이드의 약 12.3km/L를 소폭 앞선다.
물론 약 966km 구간의 실제 주행 테스트에서는 두 차량 모두 약 10.6km/L의 비슷한 평균 연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기아 측은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의 최대 주행 가능 거리가 966km에 달하며, 이는 기존 가솔린 모델 대비 약 59% 향상된 수치라고 강조했다. 작은 차이들이 모여 운전자의 체감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3열 공간과 시트 조작 방식이 승부를 갈랐다
패밀리 SUV의 핵심인 공간 활용성에서는 평가가 더 뚜렷하게 갈렸다. 1열부터 3열까지의 적재공간을 리터로 환산하면 모든 구간에서 텔루라이드가 팰리세이드보다 조금씩 넓다. 절대적인 차이는 크지 않지만, 3열을 자주 사용하는 다자녀 가정이라면 누적된 체감 차이가 클 수 있다.
시트를 조작하는 방식도 두 차량의 성격을 보여준다. 팰리세이드는 화면 메뉴를 통해 2열과 3열 시트를 한 번에 제어하는 디지털 방식을 채택했다. 반면 텔루라이드는 등받이 레버를 직접 당기는 전통적인 수동 방식을 고수해 직관성과 확실한 고정감을 중시했다.
결국 가격표 앞에서 소비자의 선택이 정해진다
북미 8개 3열 SUV 비교 평가에서 텔루라이드가 1위,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2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가격 정책도 한몫했다. 최상위 트림인 텔루라이드 SX 프레스티지(약 8,183만 원)와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약 8,240만 원)의 가격은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진입 장벽은 다르다.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는 기본 트림 시작가가 약 6,320만 원으로, 선택의 폭이 더 넓다. 근소한 연비와 적재공간 우위가 더 넓은 가격 선택지와 맞물려 순위를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론적으로 짐이 많고 연비 효율을 중시한다면 텔루라이드가, 화면 하나로 모든 것을 제어하는 편리함을 원한다면 팰리세이드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트림별 실제 구성과 가격은 매장에서 직접 비교하는 것이 후회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