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크루즈와는 차원 다른 정통 픽업, ‘프레임 바디’ 채택한 진짜 이유
‘이걸 제네시스로?’ 벤츠도 실패한 시장에 현대차가 도전장 내민 속내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픽업트럭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단순한 소문이 아닌, 구체적인 골격까지 언급되는 모양새다. 핵심은 ‘프레임 바디’ 구조와 주력 무대인 ‘북미 시장’, 그리고 파생 모델로 거론되는 ‘제네시스’ 브랜드다.
기아 타스만과는 또 다른 현대차의 움직임이다. 기존 싼타크루즈가 도심형 모델이었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정통 픽업 시장의 강자들과 정면 승부를 예고한다. 토요타, 포드 등 오랜 강자들이 버티는 시장에 현대차가 어떤 해법을 들고나올지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싼타크루즈와는 시작부터 다른 이유
새로운 픽업트럭은 모노코크 기반의 싼타크루즈와 태생부터 다르다. 차체와 골격을 분리한 프레임 바디 구조를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본격적인 적재 능력과 험로 주파, 강력한 견인력을 필요로 하는 북미 시장의 요구에 직접적으로 응답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덩치만 키우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포드 F-150, 토요타 하이럭스 같은 모델과 경쟁하려면 내구성과 파워트레인의 신뢰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파워트레인으로는 하이브리드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가 거론되는데, 이는 전동화로 차별점을 만들려는 현대차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제네시스 픽업, 기대와 현실의 간극
현대차 픽업을 기반으로 한 제네시스 버전의 등장 가능성도 내부적으로 논의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현대차 모델에 엠블럼만 바꿔 다는 손쉬운 길이 아니다. 과거 메르세데스-벤츠가 X클래스를 내놓았다가 단종시킨 사례는 고급 브랜드라는 이름만으로 픽업 시장 공략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픽업트럭 구매자들은 실용성을 가장 중시한다. 만약 당신이 이런 차를 산다면, 화려한 실내 소재보다는 궂은 날씨에도 든든한 주행 성능과 넉넉한 적재 공간을 먼저 따질 것이다. 제네시스 픽업이 성공하려면 고급 SUV의 승차감과 픽업 본연의 기능성을 완벽하게 조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개발 우선순위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현재 제네시스는 당장 처리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브랜드 최초의 대형 SUV인 GV90이 오는 9월 이후 공개를 앞두고 있고, 고성능 라인업인 ‘마그마’의 GV70 테스트카에서는 V8 엔진 탑재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여기에 미드십 V8 슈퍼카 개발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개발 자원은 분산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판매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픽업트럭 프로젝트가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하기는 어렵다. 출시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결론적으로 현대차의 프레임 바디 픽업 개발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필수적인 행보다. 이 모델이 시장에서 먼저 상품성을 인정받는 것이 제네시스 파생 모델 논의의 명분을 키우는 순서다. 당장의 출시를 기대하기보다는, 현대차가 어떤 크기와 성능으로 북미 시장의 문을 두드릴지 지켜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