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 하이브리드와 비슷한 가격에 전기 주행까지 가능한 PHEV. 하지만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기는 어려웠다.
가격만 보고 덜컥 계약하면 안 되는 결정적인 이유.
3,750만 원.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과 비슷한 가격표를 단 중국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SUV가 등장했다. BYD의 씨라이언6 DM-i가 그 주인공이다.
이 차는 파격적인 `가격` 외에도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감각`, 풍부한 `편의 사양`을 무기로 내세운다. 국산 하이브리드 SUV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라면 솔깃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깔렸다.
가격과 편의 사양은 국산차를 위협한다
씨라이언6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표를 의심하게 만드는 상품 구성이다. 3,750만 원이라는 시작 가격에 15.6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앞좌석 열선과 통풍 시트마저 기본 사양이다.
국산차에서 이 정도 옵션을 넣으려면 수백만 원의 추가 비용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과 비교된다. 내비게이션 역시 국내 환경에 맞춰 카카오맵을 사용하고, 주차 시 벽면과의 거리를 cm 단위로 보여주는 세심함도 갖췄다.
엔진보다 모터가 앞서는 주행 감각이 드러난다
주행 질감은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전기차에 가깝다. BYD의 DM-i 시스템은 전기모터가 주도적으로 차를 이끌고 엔진은 보조하는 역할을 맡는다. 출발과 가속 과정이 전기차처럼 부드럽고, 엔진 개입 시점도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18.3kWh 용량의 배터리는 완전 충전 시 최대 70km를 전기만으로 달릴 수 있다. 하루 출퇴근 거리가 이 범위 안에 있다면, 사실상 매일 전기차처럼 운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급속 충전도 지원해 배터리 잔량 30%에서 80%까지 채우는 데 30분이 걸린다.
코너링에서는 아쉬운 기본기가 발목을 잡았다
직선 주행의 부드러움은 굽이진 길에서 아쉬움으로 변했다. 좌우 코너가 연속되는 구간을 지나자 차체가 기우뚱하며 흔들리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자세를 단단하게 잡아준다는 인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상적인 도심 주행에서는 크게 문제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운전의 재미나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을 기대하는 운전자라면 만족도가 크게 낮아질 수 있는 부분이다. 가격 경쟁력이 주행 완성도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씨라이언6는 브랜드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한 모델이다. 3,750만 원으로 누릴 수 있는 풍부한 편의 사양과 70km의 전기 주행은 분명 매력적이다.
다만 구매 전 자신의 주행 성향과 충전 환경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씨라이언6의 가치는 모든 면에서의 완벽함이 아니라, 주어진 가격 안에서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경험의 폭을 넓혔다는 데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