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개국 1억km 주행 데이터로 입증했다는 충돌 사고율 격차

10월 EU 전체 승인 표결 앞두고 불거진 ‘통계의 함정’ 논란



테슬라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이 사람보다 4.1배 안전하다는 데이터가 공개됐다. 유럽 연합(EU) 시장의 전면 승인을 앞두고 테슬라가 직접 수집해 발표한 주행 데이터다. 이 인상적인 수치는 FSD의 안전성을 증명하는 강력한 근거로 제시됐다.

하지만 이 데이터를 둘러싼 전문가들의 시선은 복잡하다. 숫자 뒤에 숨은 맥락을 함께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FSD 승인 표결을 앞두고, 테슬라가 공개한 데이터의 진실 공방이 뜨겁게 펼쳐지는 상황이다.

테슬라가 1억km 데이터를 근거로 내세운 배경





테슬라가 공개한 자료는 유럽 5개국(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에서 수집됐다.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약 5개월간 누적된 주행거리는 1억km에 달한다. 제한된 환경이 아닌, 실제 유럽 도로 위에서 매일 운행하며 얻은 실사용 데이터라는 점이 핵심이다.

이 기간 FSD를 활성화한 차량의 충돌 사고는 고속도로 3건, 일반도로 9건에 그쳤다. 반면 사람이 직접 운전한 경우 고속도로 137건, 일반도로 490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주행 환경과 비중을 고려해 계산하면 FSD 사용 시 충돌 위험이 4.1배 낮다는 것이 테슬라 측의 결론이다. 테슬라는 이 자료를 지난 4월 EU 규제당국에도 제출하며 기술 안정성 입증에 나섰다.

전문가들이 ‘통계의 함정’을 지적하는 이유



매우 인상적인 수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단순 비교의 한계를 지적한다. FSD가 작동할 때와 사람이 직접 운전할 때의 주행 환경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운전자들은 보통 날씨가 좋고 교통량이 적은 고속도로 등 비교적 운전이 수월한 환경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복잡한 도심 골목길이나 비나 눈이 쏟아지는 악천후, 갑작스러운 공사 구간 등에서는 직접 운전대를 잡는다. 누구나 위험 변수가 높은 상황에서는 기계보다 자신의 판단을 더 신뢰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운행 조건 자체가 다른 두 데이터를 동일선상에 놓고 충돌 건수만 비교하는 것은 FSD의 순수한 안전성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FSD는 이름과 달리 운전자의 지속적인 개입이 필요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다. 운전자는 시스템 작동 중에도 항상 전방을 주시하고 돌발상황에 대비해야 할 의무가 있다. 데이터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란은 존재하지만, 주행 데이터가 쌓이며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가오는 10월로 예상되는 EU 전체 승인 표결 결과는 유럽 전기차 시장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테슬라가 통계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고 유럽 대륙에서 FSD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 수 있을지, 업계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