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통 하이브리드 대신 V8 선택, 14년 전 C63 블랙 시리즈의 영혼을 담았다

단 30대 한정판, 발표와 동시에 주인이 정해진 초고성능 모델의 정체

< 벤츠 AMG CLE 646 스페치알안페르티궁, 출처 : 벤츠 >


벤츠 AMG 역사상 가장 강렬한 모델로 꼽히는 차가 있다. 14년 전 도로를 지배했던 C63 AMG 블랙 시리즈다. 광기 어린 V8 사운드와 순수 후륜구동의 매력으로 시대를 풍미했던 그 감성이 최신 기술과 만나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벤츠가 미토스(Mythos) 라인업의 두 번째 초고성능 수집가용 모델, ‘AMG CLE 646 스페치알안페르티궁’을 공개했다. 이 차는 단순한 성능 수치를 넘어 오직 운전의 즐거움과 서킷 퍼포먼스만을 위해 개발된,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결과물이다.

소문만 무성했던 V8 엔진 탑재는 사실로 확인됐다. AMG는 CLE의 보닛 아래 개량된 M177 EVO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하는 데 성공했다. 플랫 플레인 크랭크축을 적용해 스로틀 반응성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 벤츠 AMG CLE 646 스페치알안페르티궁, 출처 : 벤츠 >


사륜구동 버리고 V8 후륜구동을 고집한 이유



최근 고성능 AMG 모델들이 대부분 사륜구동(4MATIC+)을 채택하는 것과 달리, CLE 646은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전륜 구동축을 과감히 제거하고 오직 후륜으로만 646마력, 85.7kg.m 토크를 전달하는 순수 후륜구동(RWD) 방식을 완성했다.
티타늄 소재의 아크라포빅 전용 배기 시스템은 AMG 특유의 거친 V8 사운드를 남김없이 토해낸다.

물론 희생도 따랐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3.9초로, 4기통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던 이전 C63 S의 3.4초보다 느리다. 하지만 무거운 전동화 부품을 덜어내고 얻은 가벼운 움직임과 심장을 울리는 배기음은 단순 가속 수치와 비교할 수 없는 감성을 전달한다.

< 벤츠 AMG CLE 646 스페치알안페르티궁, 출처 : 벤츠 >


격렬한 트랙 주행을 위한 냉각 설계도 특별하다. 엔진 전용 고온 냉각 회로 1개와 차저 에어, 변속기 오일, 48V 시스템을 위한 저온 냉각 회로 2개를 독립적으로 운영해 어떤 한계 상황에서도 성능 저하를 막는다.

170kg 감량, 모든 것을 서킷에 맞췄다



외관은 일반 CLE 쿠페와 완전히 다른 차다. 전후면 와이드 펜더를 적용해 차폭이 6cm나 넓어졌고, 내부에는 전륜 305mm, 후륜 335mm의 초광폭 타이어와 20인치 단조 휠이 자리 잡았다. 후면의 거대한 수동 조절식 카본 리어 윙은 최고 속도에서 250kg 이상의 다운포스를 만들어낸다.

< 벤츠 AMG CLE 646 스페치알안페르티궁, 출처 : 벤츠 >


차체 경량화는 타협이 없었다. 보닛, 루프, 펜더 등은 물론 후면 유리창까지 폴리카보네이트로 교체해 베이스 모델 대비 약 170kg을 감량했다. 공차중량은 1,895kg으로 여전히 가볍진 않지만, 늘어난 강성과 줄어든 무게의 조화는 코너링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실내는 더욱 과감하다. 뒷좌석을 제거하고 롤바를 설치했으며, 레이싱용 카본 버킷 시트가 운전자를 맞이한다. 흡음재를 최소화하고 도어 트림까지 카본으로 마감해 오직 주행에만 집중하도록 설계했다. 만약 이 차로 출퇴근을 생각했다면, 단호히 포기하는 편이 낫다.

아쉽게도 이 차를 공도에서 마주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전 세계 단 30대만 한정 제작되는데, 공식 발표가 나오기도 전에 모든 물량의 주인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사라져가는 내연기관의 순수한 감성을 집대성한 이 모델은 14년 전 블랙 시리즈처럼 또 하나의 전설로 기록될 것이다.

< 벤츠 AMG CLE 646 스페치알안페르티궁, 출처 : 벤츠 >


< 벤츠 AMG CLE 646 스페치알안페르티궁, 출처 : 벤츠 >


< 벤츠 AMG CLE 646 스페치알안페르티궁, 출처 : 벤츠 >


< 벤츠 AMG CLE 646 스페치알안페르티궁, 출처 : 벤츠 >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