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충전으로 1,585km 주행, 국산 대형 SUV 시장에 나타난 강력한 경쟁자
5.2m 넘는 거구에도 회전반경은 중형 세단급, ‘풀옵션’ 선호 현상 숨은 배경 있었다
대형 SUV 시장에서 이례적인 초기 반응이 나왔다. 통상 상위 트림은 관심에 비해 실제 주문 비중이 낮은 경향을 보이지만, 이 차는 달랐다. 출시 12시간 만에 2만 4,863대의 확정 주문을 받았고, 이 중 80% 이상이 최고가 모델에 집중됐다.
초기 흥행이 단순한 관심에 그치지 않았다. 출시 약 3개월 만에 누적 인도량 2만 대를 돌파하며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일부 상위 모델은 출고 대기 기간이 최대 35주까지 늘어나는 등 시장의 뜨거운 수요를 증명하고 있다.
이목을 집중시킨 주인공은 샤오펑의 대형 SUV ‘GX’다. GX는 두 가지 파워트레인을 동시에 운영하는 전략을 택했다.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와 순수전기차(EV) 모델이다.
EREV 모델은 63.3kWh 배터리와 1.5L 터보 발전용 엔진, 60L 연료탱크를 조합했다. 전기만으로 최대 430km를 달리며, 엔진과 배터리를 모두 사용하면 종합 주행거리는 최대 1,585km에 달한다. 합산출력은 약 496마력이다.
순수전기 모델은 91.9kWh 또는 110kWh 배터리를 탑재해 중국 CLTC 기준 최대 665km에서 75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상위 사륜구동 모델은 약 577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내며, 800V 아키텍처 기반 5C 급속충전 기술로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11.7분이 소요된다.
상위 트림 주문 80%, 단순한 주행거리 때문이 아니었다
압도적인 주행거리 외에도 높은 상품성이 상위 트림 선호 현상을 뒷받침한다. 샤오펑 GX는 전장 5,265mm, 휠베이스 3,115mm에 달하는 거대한 차체를 가졌지만, 도심 주행 편의성을 놓치지 않았다. 이는 대형 SUV 구매를 고려하는 운전자라면 누구나 고민할 법한 지점이다.
해결책으로 전 트림에 후륜조향 시스템을 기본 적용했다. 저속에서는 뒷바퀴가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회전반경을 약 5.4m까지 줄였다. 5.2m가 넘는 차체 크기를 고려하면 대형마트 주차장이나 좁은 골목길에서 체감되는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듀얼챔버 에어서스펜션과 전자제어 댐퍼 역시 주행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다.
27만 위안부터 시작, 가격표에 숨겨진 진짜 매력
실내 구성 역시 플래그십 모델의 성격을 명확히 드러낸다. 17.3인치 3K 중앙 디스플레이와 8.8인치 계기판, 88인치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 첨단 사양을 빠짐없이 갖췄다. 2+2+2 방식의 6인승 좌석 구성으로 공간 활용성도 확보했다.
중국 현지 판매 가격은 27만 9,800위안에서 35만 9,800위안 사이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시작 가격과 최고 가격의 차이가 꽤 크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주저 없이 최고 사양을 선택한 배경에는 ‘옵션 차별’ 없는 풍부한 기본 사양과 상위 트림의 확실한 가치 증명이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출시 초기 3개월의 성과로 장기적인 성공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1,585km의 EREV와 750km의 순수전기 모델 중 어떤 구성이 시장의 꾸준한 선택을 받을지, 상위 트림 중심의 주문 현상이 계속 이어질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