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천대 팔리는 경차, 6천대 팔리는 쏘렌토보다 8배 더 기다려야

단순 인기 문제 아니다…생산 구조가 발목 잡았다



기아 레이의 출고 대기 기간이 가솔린과 전기(EV) 모델 모두 8~10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천만원대 예산으로 경제성과 실용성을 노린 소비자들이 예상 밖의 긴 기다림에 당혹감을 표하고 있다.

지금 계약해도 차량 인수는 내년 여름을 훌쩍 넘긴다. 이 현상은 단순히 높은 인기로만 설명되지 않는, 판매량과 공급 구조의 미스매치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판매량은 쏘렌토가 앞서는데, 대기는 정반대





실제 판매량과 대기 기간의 역전 현상은 이례적이다. 지난 8월 한 달간 기아의 대표 SUV 쏘렌토는 6,397대가 팔렸지만, 레이는 3,718대 판매에 그쳤다. 쏘렌토 판매량이 약 1.7배 많았다.

하지만 출고 대기 기간은 정반대다. 쏘렌토는 4~5주면 출고가 가능한 반면 레이는 최소 8개월에서 최대 10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인기 모델인 쏘렌토보다 8배 이상 긴 시간이다.

인기만으로 설명 안 되는 생산 구조의 한계





이 기현상의 핵심 원인은 수요가 아닌 공급 구조에 있다. 쏘렌토가 기아 직영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과 달리, 레이는 협력업체인 동희오토에서 위탁 생산된다.

한정된 생산 능력(CAPA)을 가진 라인에서 일반 가솔린 모델은 물론, EV와 1인승 밴 모델까지 모두 소화해야 하는 병목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일반 승용 수요 외 1인 자영업자와 차박 캠핑 등 특정 목적 수요까지 몰리면서 대기 줄은 더 길어졌다.

올해 초 발생했던 부품업체 화재로 인한 수급 차질 역시 대기 기간을 늘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2천만 원짜리 차 한 대 사려는데 생산 방식까지 따져봐야 할 줄은 몰랐다”는 한 예비 구매자의 푸념은 현재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많이 팔리는 차가 오래 걸린다’는 통념은 레이 사례에서 깨졌다. 업계 관계자는 빠른 출고를 원한다면 모닝을 고려하거나, 지점별 즉시 출고 가능 재고를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