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00대 한정판 전기 로드스터 ‘나이팅게일’의 남다른 통과 의례
단순 내구성 테스트를 넘어… 200년 뒤까지 내다본 롤스로이스의 철학
롤스로이스가 전 세계 단 100대만 생산하는 한정판 전기차 ‘나이팅게일’의 내구 테스트에 돌입했다. 시작 가격만 950만 달러, 한화 약 130억 원에 달하는 이 차량은 인도 전부터 상식을 벗어나는 검증 과정을 거친다.
차량의 전장은 5,760mm로 플래그십 세단 팬텀과 맞먹는 수준이지만, 좌석은 단 두 개뿐이다. 이처럼 극단적인 설계를 가진 차량인 만큼, 롤스로이스는 부품 하나하나에 대한 집요한 검증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렁크 개폐 테스트 횟수는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낳는다.
트렁크 하나에 15,000번의 테스트를 하는 이유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단연 트렁크다. 럭셔리 요트에서 영감을 받은 피아노 뚜껑 방식의 트렁크를 로봇 장비가 15,000회에 걸쳐 연속으로 열고 닫는다. 이는 단순히 고장을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롤스로이스가 제시한 목표는 ‘200년의 내구성’ 확보다. 한 사람의 생애를 넘어 다음 세대까지 문제없이 작동해야 한다는 브랜드 철학이 담겨있다. 130억 원이라는 가격표 뒤에는 이처럼 시간을 초월하려는 장인정신이 자리 잡고 있다.
빗소리는 들리고 모터 소음은 막는 기술
극단적인 집착은 소음 제어 기술에서도 드러난다. 전기차 특유의 모터 고주파 소음은 완벽히 차단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모든 소리를 막는 데 그치지 않았다.
특수 캐시미어 소재로 제작된 루프는 빗소리처럼 감성적인 소리만은 은은하게 실내로 통과시키도록 설계됐다. 단순한 방음 기술을 넘어, 운전자가 누려야 할 경험의 질까지 세심하게 조율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130억의 가치를 두고 엇갈리는 시선
나이팅게일의 테스트 과정을 두고 시장의 반응은 감탄과 의문으로 나뉜다. 트렁크 뚜껑 하나에도 200년을 내다보는 집념은 초고가 럭셔리 브랜드의 정체성을 증명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2인승 차량에 130억 원을 지불하는 것이 실용적 가치를 가지는지에 대한 지적도 존재한다. 물론 이런 초한정판 모델은 애초에 대중적인 합리성을 기준으로 평가할 대상이 아니라는 반론이 지배적이다. 소장 가치와 브랜드의 유산을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