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필러 없는 코치 도어 구현한 차체 구조
전복 사고 대비 루프 에어백 개발과 검증 과정
B필러를 없앤 대형 SUV는 문이 열린 모습만큼 차체 안전 설계가 중요하다. 제네시스가 GV90 네오룬에 적용한 코치 도어와 전복 대응 기술을 공개하면서, 독특한 문 구조를 지탱하는 차체 설계에도 관심이 모였다.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GV90 테크 데이에는 개발·제조 부문 실무 책임자 12명이 참여했다. 코치 도어가 어떻게 열리고, 지붕과 탑승 공간을 어떤 구조로 보호하는지 실물 차체와 부품을 통해 설명했다.
코치 도어와 히든 롤케이지
B필러가 없는 GV90 네오룬은 앞문과 뒷문이 각각 독립적으로 열린다. 뒷문은 70kg에 달해, 실내 공간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앞문과 간섭 없이 움직이도록 ‘듀얼 모션 힌지’를 새로 개발했다.
힌지에는 공작기계와 산업용 로봇에 쓰이는 리니어 모션 가이드를 적용했다. B필러 대신 문 위아래에 잠금장치를 두고 동시에 풀고 잠그는 방식으로 문이 닫혔을 때 차체를 지지하도록 했다.
문이 열리는 차체 둘레는 ‘히든 롤케이지’ 구조로 연결했다. A필러에서 지붕까지 이어지는 골격에는 길이 2.5m의 고강도 스틸 튜브를 넣어, B필러가 없는 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차체 강성 문제에 대응했다.
14톤 하중과 전복 대응
차체 강도는 전복 상황을 가정한 지붕 압축 시험에서 확인했다. 제네시스 연구소 자체 시험 기준으로 GV90 네오룬 지붕은 14톤 이상의 하중을 견뎠고, 시속 60km 측면 충돌 시험에서는 탑승객 생존 공간을 최소 320mm 확보했다.
전복 때 탑승객이 루프 글라스를 통해 밖으로 이탈하거나 머리를 다치는 일을 막기 위해 루프 에어백도 개발했다. 에어백은 천장을 따라 1,400mm 길이로 펼쳐지며, 전개까지 걸리는 시간은 0.08초다.
검증 방식도 실제 사고 상황에 가깝게 바꿨다. 기존의 90도 기울기 시험에서 나아가 차체가 180도 이상 회전하는 전복 시험을 도입했으며, 실차 40대 평가와 에어백 단품 시험 300회 이상을 진행했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과 바닥 구조
안전 설계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 eMP와 차체 구성에도 이어진다. 차체 구조물의 72%에 알루미늄을 적용했고, 정면 고속 충돌 때 서브프레임과 모터 등이 배터리 아래로 밀려 지나가도록 설계해 탑승 공간과 배터리를 보호하도록 했다.
실내 바닥은 1열부터 2열까지 평평하게 이어진다. 충전 제어 장치와 공조 장치를 앞쪽으로 옮기고 2열 시트 레일을 카펫 아래 차체에 숨긴 결과다. 코치 도어의 개방감과 충돌·전복 안전을 함께 구현하는 과정에서 차체와 플랫폼 배치까지 다시 손본 셈이다.
제네시스는 지난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GV90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번 테크 데이에서는 GV90 네오룬과 실차 3대, 도장 전 차체, 전용 플랫폼 등을 전시해 설계가 실제 부품에 반영된 모습도 공개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