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련이 극찬한 여왕 달걀 알고 보니 닭장 속 배터리 케이지... 시중 동물복지란 맞먹는 고가 정책에 소비자 분통
이경실 달걀이 최하위 등급인 난각번호 4번임에도 동물복지란 수준인 1만5000원에 판매돼 가격 논란에 휩싸였다. 조혜련의 적극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서민 식탁 물가를 외면한 과도한 연예인 프리미엄 상술이라는 비판이 거세다.여왕이라더니 현실은 철창... 4번 달걀의 배신
개그우먼 이경실이 야심 차게 내놓은 달걀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매서운 눈초리를 받고 있다. 논란의 불씨를 당긴 건 절친 조혜련이었다. 그는 SNS를 통해 “달걀 중의 여왕”이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먹으면 사람이 우아해진다는 그의 찬사와 달리 해당 달걀의 정체는 다름 아닌 ‘난각번호 4번’이었다. 이는 A4 용지 한 장보다 좁은 철장에 닭을 가둬 키우는 ‘배터리 케이지’ 방식을 뜻한다. 유럽에서는 동물 학대 논란으로 이미 퇴출당한 사육 환경이자 국내에서도 지양하는 추세인 최하위 등급이 ‘여왕’으로 둔갑한 셈이다.동물복지 1번 가격표 붙인 배터리 케이지 달걀
대중이 분노하는 진짜 이유는 품질 대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표에 있다. 이경실 달걀은 30구 기준 1만 5000원이라는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시장에서 4번 달걀이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팔리는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이 가격이면 닭을 자연 방사해 키운 최고 등급인 ‘난각번호 1번’이나 넓은 계사에 풀어 키운 ‘2번’ 동물복지 인증 달걀을 구매할 수 있다. 결국 품질은 최하위면서 가격은 최상급을 받는 기형적인 구조에 ‘연예인 이름값’을 덧씌운 폭리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나쁜 달걀은 없지만 나쁜 가격은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업체 측이 내놓은 해명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 꼴이 됐다. “나쁜 달걀은 없다”라며 난각번호보다 품질이 중요하다는 감성적인 호소를 내놓았지만 싸늘한 여론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정부조차 4번 달걀 퇴출을 목표로 움직이는 마당에 시대를 역행하는 궤변이라는 반응이다. 과거 달걀 프라이 하나가 귀했던 가난한 시절의 한을 풀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던 이경실이다. 하지만 정작 그가 내놓은 결과물은 서민들은 엄두도 못 낼 ‘금달걀’이 되어버린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데뷔 40년 차 베테랑 방송인이 서민 경제의 민감함을 읽지 못한 대가는 혹독하다.강지원 기자 jwk@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