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작 미드 ‘더 와이어’의 그 배우... 생전 성폭력·마약 중독 아픔 고백
아내는 SNS에 정신질환자 가족연합 후원 링크 올려... 팬들 애도 물결
미국 드라마 ‘더 와이어’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제임스 랜슨이 4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갑작스러운 비보는 많은 팬들과 동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21일(현지시간) 피플, 폭스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랜슨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 인근 별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시관은 그의 사인을 자살로 공식 확인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제이미 맥피와 두 자녀가 있다.
아내 맥피는 남편의 비보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프로필에 NAMI(미국 정신질환자 가족연합)의 후원 링크를 게시하며 슬픔 속에서도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려는 뜻을 내비쳤다.
걸작 드라마 더 와이어의 문제아 지기
제임스 랜슨의 이름이 대중에게 각인된 것은 2003년 방영된 HBO 드라마 ‘더 와이어’ 시즌2를 통해서다. 그는 볼티모어 항만 노동자이자 노조위원장인 프랭크 소보트카의 아들 ‘지기 소보트카’ 역을 맡았다.
지기는 충동적이고 불안정하며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는 인물이었지만, 랜슨은 특유의 섬세한 연기로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그의 연기는 ‘더 와이어’가 현대 TV 드라마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랜슨의 얼굴을 통해 시청자들은 무너져가는 노동자 계층의 좌절과 분노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성폭력 생존자 용기 있는 고백
랜슨은 스크린 밖에서도 자신의 상처와 회복 과정을 용기 있게 공유해왔다. 그는 2021년 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성폭력 생존자’임을 고백하며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당시 그의 고백은 비슷한 아픔을 겪은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었다.
이에 앞서 2016년에는 20대 후반에 겪었던 심각한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 회복 중이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회복의 과정 역시 삶의 일부임을 보여줬다.
끊이지 않는 추모 물결
랜슨은 ‘더 와이어’ 이후에도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 올해 6월 공개된 피콕 오리지널 시리즈 ‘포커페이스’ 시즌2의 한 에피소드가 그의 마지막 TV 출연작이 됐다.
비보가 전해지자 온라인에는 팬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팬들은 “지기의 얼굴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그의 솔직함과 용기, 그리고 연기는 우리에게 오래 기억될 것이다”, “부디 그곳에서는 평안하길 바란다” 등의 메시지를 남기며 고인을 추모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