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최연소 개그맨 합격, 화려할 줄 알았던 데뷔와 달리 8년간의 긴 무명 시절을 견뎌야 했던 김숙.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털어놓은 그녀의 눈물겨운 과거와 성공 스토리.

사진=KBS ‘옥탑방의 문제아들’ 캡처


지금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예능계 최정상에 선 개그우먼 김숙. 거침없는 입담과 특유의 카리스마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녀에게도 8년이라는 긴 무명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방송가의 엄격했던 위계질서, 생계를 위한 처절한 몸부림, 그리고 반짝 스타덤 이후 찾아온 긴 침체기가 바로 그 배경이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19살 최연소 합격, 그러나 보이지 않던 8년



오는 12일 방송되는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김숙이 직접 자신의 길었던 무명 시절을 회상한다. 이날 함께 출연한 주우재가 “모델계에서는 이름이 좀 있었다”며 무명 시절이 거의 없었음을 밝히자, 김숙은 “여기서 내가 제일 무명이 길다”며 입을 열었다.

그녀는 1995년 KBS 12기 공채 개그맨으로, 당시 19살의 나이로 최연소 합격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잠시뿐이었다. 대중에게 ‘김숙’이라는 이름을 제대로 알리기까지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27살에 ‘따귀 소녀’ 캐릭터로 비로소 주목받기 시작했다. 절친 홍진경조차 “언니가 19살에 데뷔했냐”며 놀랄 정도로 그녀의 초기 활동은 대중의 기억 속에 희미했다.

사진=김숙 인스타그램 캡처


생계 위해 잡은 마이크, 돌아온 건 선배들의 눈총



긴 무명 시절, 그녀는 방송 출연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동료들의 코너를 돕거나 단역으로 출연하는 것이 전부였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녀가 선택한 길은 리포터 활동이었다.

하지만 당시 개그계의 분위기는 지금과 사뭇 달랐다. 김숙은 “나 때는 개그맨이 리포터를 하면, 직속 선배들한테 ‘개그맨이 왜 리포터를 하냐’고 혼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코미디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엄격한 분위기 속에서, 생계를 위한 그녀의 선택은 선배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만 했다.

‘따귀 소녀’의 인기, 그리고 다시 찾아온 침체기



8년의 기다림 끝에 기회는 찾아왔다. KBS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였던 ‘봉숭아학당’에서 ‘따귀 소녀’라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선보인 것이다. 거침없이 따귀를 날리는 이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주며 김숙을 단숨에 인기 개그우먼 반열에 올렸다.

하지만 이 인기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강한 캐릭터의 이미지가 오히려 독이 되면서 활동 영역이 제한됐고, 그녀는 또다시 긴 슬럼프를 겪어야 했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시간은 그녀에게 또 다른 인고의 세월이었다.

송은이와 함께 연 제2의 전성기, 숙크러시의 탄생



암흑기를 걷던 그녀에게 손을 내민 것은 절친 송은이였다. 2015년, 두 사람이 함께 시작한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이 ‘대박’을 터뜨렸다. 방송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솔직하고 거침없는 입담이 대중에게 제대로 통했고, ‘가모장’, ‘숙크러시’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얻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후 김숙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2020년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8년의 무명과 긴 슬럼프를 이겨내고 정상에 선 그녀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김숙의 더 자세한 데뷔 시절 이야기는 12일 오후 8시 30분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공개된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