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2기 동기 모임에서 조심스럽게 밝힌 반전 근황
17억 불법 도박 논란 이후, 그가 선택한 새로운 인생 2막
한동안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혔던 얼굴이 뜻밖의 장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2013년 대규모 불법 도박 파문으로 방송 활동을 중단했던 코미디언 공기탁의 이야기다. 최근 그의 근황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과거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우고 ‘프로’의 세계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그가 선택한 인생 2막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시작은 지난 18일 공개된 개그우먼 김숙의 유튜브 채널이었다. ‘32년 만에 만나는 거 실화임?’이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1995년 KBS 12기 공채 개그맨 동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숙, 홍석천 등 반가운 얼굴들 사이로 공기탁이 등장하며 자연스럽게 그의 일상에 관심이 쏠렸다.
동기들은 조심스럽게 안부를 물었다. “지금 뭐 하고 있냐”는 질문에 그는 “농사짓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하지만 이어진 동기 이장숙의 한마디에 분위기는 반전됐다. 그녀는 “진짜 반전이 있다. 지금 프로 겜블러 됐다”고 폭로했다.
그는 어떻게 ‘프로’의 길을 걷게 됐을까
단순한 ‘겜블러’가 아니었다. 공기탁은 곧바로 용어를 정정했다. 자신은 ‘프로 포커 플레이어’라고. 그는 “포털 사이트 직업란에 ‘개그맨 겸 프로 포커 플레이어’로 정식 등록돼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이 직업으로 공식 인정받은 인물은 전 프로게이머 임요환을 포함해 소수에 불과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가 주력하는 종목은 홀덤이다. 단순한 운이 아닌, 고도의 심리전과 두뇌 싸움을 요구하는 마인드 스포츠의 한 종류다. 그는 여러 국제 대회에 출전해 다수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실력을 입증했다. 과거 불법적인 영역에 발을 들였던 그가, 이제는 정식 스포츠 무대에서 당당히 실력으로 경쟁하는 선수가 된 것이다.
과거의 논란, 이제는 정식 스포츠로 증명한다
어떻게 이런 극적인 변화가 가능했을까. 그의 과거는 화려함과 어둠이 공존했다. 1995년 KBS ‘대학개그제’에서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다름 아닌 도박이었다. 2013년, 그는 사설 스포츠토토 등에 거액을 베팅한 혐의로 사회적 지탄의 중심에 섰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그가 2008년부터 약 3년간 베팅한 금액은 무려 17억 9000여만 원에 달했다. 결국 법원으로부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고, 지상파 방송사 출연 금지 명단에 오르며 사실상 방송가에서 퇴출당했다. 만약 당신이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그는 가장 아팠던 실패의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는 길을 택했다. 기나긴 자숙의 시간을 거쳐, 이제는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