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이어진 지독한 싸움, 공소시효 벽 넘지 못했지만 ‘유죄’ 판결의 진짜 의미

최근 얼굴 화상 피해까지... 끔찍했던 과거 딛고 다시 일어서려는 그녀의 다짐

그룹 AOA 출신 권민아가 피부 리프팅 시술을 받았다가 화상 피해(오른쪽)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권민아 인스타그램 캡처


그룹 AOA 출신 배우 권민아가 18년 전 겪었던 끔찍한 사건에 대한 긴 법정 다툼의 결과를 알렸다.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녀를 괴롭혔던 것은 ‘강간상해’ 혐의 입증과 ‘공소시효’라는 거대한 벽이었다.

마침내 내려진 판결은 완전한 승리도, 완전한 패배도 아니었다. 그녀가 이 결과를 두고 “만족해도 될 것 같다”고 말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권민아는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중학생 시절 당한 성범죄 사건의 항소심 결과를 직접 전했다. 그녀는 “4년이 넘는 긴 여정을 끝마치는 날”이라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권민아 인스타그램 캡처


그녀가 싸워온 사건의 쟁점은 ‘강간상해’ 혐의였다. 18년 전 사건이었기에, 상해죄까지 입증되어야만 공소시효를 넘어 가해자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였다.

강간은 인정, 상해는 불인정… 공소시효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그녀의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재판부는 가해자의 ‘강간죄’는 인정했지만, ‘상해죄’에 대해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상해죄가 인정되지 않으면서 사건은 ‘공소시효 만료’로 종결됐다. 이는 가해자가 법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형사 처벌은 피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법의 냉정한 잣대가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권민아는 “마냥 괴로웠던 4년은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피해자 입장에서 ‘유죄냐, 무죄냐’가 가장 중요했지만, 하나의 죄라도 인정된 것에 큰 의미를 둔다는 것이다.


그녀는 “어쨌든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란 건 밝히게 됐으니 충분히 지금 결과에서 만족해도 될 것 같다”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오랜 시간 짓눌러온 고통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낸 순간이다.

끔찍했던 18년의 기억, 왜 이제야 목소리를 냈을까



그렇다면 18년이나 지난 사건을 왜 지금에 와서야 힘들게 싸워야 했을까. 권민아는 “그때는 시대적 배경, 분위기 때문에 쉬쉬하고 감춰올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다. 그녀는 시간이 흐른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며, 다른 피해자들을 향한 진심 어린 메시지를 남겼다. “많은 피해자분들이 자책하지 말고, 숨지 말고 부끄러운 일 아니니까 더욱 용기 내서 목소리를 힘껏 내보라”고 전했다.


만약 당신의 가족이나 친구가 비슷한 아픔을 겪고 수년간 침묵하고 있다면, 어떤 말을 건네줄 수 있을까. 그녀의 용기는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얼굴 화상부터 소속사 계약 해지까지, 계속되는 시련



권민아의 시련은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그녀는 올해 초 피부 미용 시술을 받다 얼굴에 심각한 화상을 입는 피해를 겪고, 해당 병원을 상대로 의료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11월 새로운 둥지를 틀었던 소속사와도 최근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하고 다시 홀로서기에 나선 상태다. 연이은 악재 속에서도 그녀는 회복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권민아는 “지금은 저만 생각하고, 제 안에서 감당할 수 있는 우선적인 피부 치료까지는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며 당분간 회복에 집중할 계획임을 밝혔다. 4년간의 긴 싸움을 마친 그녀가 온전히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갖길 바라는 응원의 목소리가 높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