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신작 ‘나이트 올웨이즈 컴즈(Night Always Comes)’: 바네사 커비 주연의 숨 막히는 스릴러

날카롭게 파고든다. 숨 막히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이 영화를 지금 바로 소개한다.
나이트 올웨이즈 컴즈(Night Always Comes) / 넷플릭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화이트 위도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그녀의 조각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배우 바네사 커비가 다시 한번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연기로 돌아왔다. 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된 신작 스릴러 〈나이트 올웨이즈 컴즈(Night Always Comes)〉는 그녀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작품이다.

영화는 벤자민 카론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윌리 블라우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문학적인 감수성과 장르 영화의 팽팽한 긴장감이 완벽하게 결합된 이 영화는, 한 여성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보내는 지옥 같은 하룻밤을 강렬하게 그려낸다.
나이트 올웨이즈 컴즈 / 넷플릭스

지옥 같은 하룻밤, 벼랑 끝에 선 그녀

영화의 배경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심화되고 있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주인공 리넷(바네사 커비)은 장애를 가진 오빠 케니와 무책임한 엄마 도린과 함께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낡은 집에서 살고 있다. 그녀의 유일한 목표는 이 집을 완전히 구매해 오빠가 국가의 보호 시설로 보내지는 것을 막고, 가족의 보금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주택 담보 대출 계약서에 서명하기로 한 운명의 날, 엄마 도린은 계약금 2만 5천 달러를 들고 자취를 감춘 뒤, 새 차를 사서 나타난다. 리넷은 절망할 틈도 없이 모기지 담당자에게 애원하고, 다음 날 아침 9시까지 돈을 마련할 마지막 기회를 얻는다. 주어진 시간은 약 12시간. 리넷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필사적으로 벗어났던 포틀랜드의 어둡고 위험한 밤거리로 다시 뛰어든다.
Night Always Comes / 넷플릭스

바네사 커비의 압도적인 열연, 그리고 명품 조연진

이 영화는 바네사 커비의, 바네사 커비를 위한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는 절망과 결단력 사이에서 흔들리는 리넷의 모습을 신들린 연기로 소화해낸다. 원작 리뷰에서 “케이트 블란쳇이나 안젤리나 졸리의 존재감이 느껴진다”는 찬사를 받았을 만큼, 스크린을 완벽하게 장악한다.

엄마 ‘도린’ 역의 제니퍼 제이슨 리와 오빠 ‘케니’ 역의 잭 곳세이건 역시 명품 연기로 극의 깊이를 더한다. 특히 현실 감각 없이 딸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분노를 유발하는 엄마의 모습은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넷플리스 신작 스릴러, 나이트 올웨이즈 컴즈 / 넷플릭스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선, 날카로운 사회 비판

〈나이트 올웨이즈 컴즈〉의 진짜 공포는 리넷이 밤거리에서 마주치는 범죄자들이 아니다. 영화는 그녀를 벼랑 끝으로 내몬 사회 시스템 자체를 또 다른 악당으로 설정한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 가격, 거리로 내몰리는 홈리스들, 아무리 일해도 벗어날 수 없는 빚의 굴레 등,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한 여성의 하룻밤을 통해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리넷이 마주하는 모든 관계는 철저히 거래적이며, 아무도 그녀를 도우려 하지 않는다. 그녀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 칠수록, 역설적으로 그녀가 쌓아 올린 선량한 삶은 무너져 내린다. 영화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생존’의 의미와 무너져가는 미국 사회의 비극을 씁쓸하게 조명한다.
넷플릭스 신작 나이트 올웨이즈 컴즈 / 넷플릭스

스트리밍 할까, 스킵 할까?: 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킬링타임용 영화를 찾는다면 이 영화는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 영화는 시종일관 강렬하고, 불편하며, 때로는 관객을 지치게 만들 정도로 인물을 극한으로 몰아붙인다.

하지만 숨 막히는 긴장감과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 그리고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선 깊이 있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원한다면, 〈나이트 올웨이즈 컴즈〉는 올해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는 한 여성의 처절한 사투는, 영화가 끝난 뒤에도 깊은 여운과 질문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