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부모님과 함께 볼만한 영화를 찾는다면? 세대 차이 없이 모두가 감동할 넷플릭스 고전 명작 리스트.

‘포레스트 검프’부터 ‘비포 선라이즈’까지,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감동을 주는 영화들

민족 대명절 추석, 모처럼 긴연휴에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의 시간도 잠시, 야속하게 내리는 비에 바깥나들이가 망설여진다. “뭐 재미있는 거 없나?” 리모컨만 돌리며 남은 연휴를 보내기 아쉽다면 주목.

부모님에게는 빛바랜 추억과 향수를, 자녀들에게는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재미와 깊은 교훈을 안겨주는 영화들이 넷플릭스에 많이 숨어있다. 시간을 뛰어넘어 모든 세대의 마음을 울리는, 시간이 증명한 명작 5편을 소개한다.

책상 위로 올라가 외쳐라, ‘죽은 시인의 사회’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 넷플릭스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억압적인 교육 현실에 맞서 학생들에게 진정한 삶의 가치를 일깨워준 존 키팅 선생님. ‘죽은 시인의 사회’(1989)는 입시 경쟁에 내몰린 이 시대의 학생들과, 꿈을 잊고 살아가는 어른들 모두에게 깊은 영감을 주는 작품이다.

故 로빈 윌리엄스의 인생 연기와 이단 호크의 풋풋한 시절을 만날 수 있는 이 영화는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지, 주체적인 삶이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뜨거운 질문을 남긴다.

순수한 영혼이 전하는 삶의 울림, ‘포레스트 검프’

영화 ‘포레스트 검프‘ / 넷플릭스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단다.”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한 번쯤 들어봤을 명대사다. 아이큐 75의 남자가 미국 현대사의 소용돌이를 관통하며 만들어내는 기적 같은 인생을 그린 ‘포레스트 검프’(1994)는 톰 행크스의 눈부신 연기가 빛나는 작품이다.

조금은 부족하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포레스트의 모습은 각박한 현실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함께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역사적 인물들과의 자연스러운 합성은 지금 봐도 놀라울 정도다.

외계인과 소년의 가장 특별한 우정, ‘이.티.’

영화 ‘이.티.‘ / 넷플릭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이.티.’(1982)는 세대를 불문하고 ‘가족 영화’의 대명사로 꼽히는 작품이다. 지구에 홀로 남겨진 외계인 E.T.와 외로운 소년 엘리엇의 만남과 우정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다.

달을 배경으로 자전거가 날아오르는 장면은 존 윌리엄스의 음악과 어우러져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된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과 친구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우며, 온 가족의 동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내 삶이 TV 쇼라면? ‘트루먼 쇼’

영화 ‘트루먼 쇼‘ / 넷플릭스
자신의 모든 일상이 24시간 생중계되는 리얼리티 쇼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살아가는 남자. ‘트루먼 쇼’(1998)는 짐 캐리의 코믹 이미지를 단번에 전복시킨 역작이다.

영화는 미디어가 개인의 삶을 어떻게 통제하고 소비하는지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내며, ‘진짜 인생’과 ‘자유의지’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SNS와 관찰 예능이 범람하는 오늘날,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개봉 당시보다 더욱 묵직한 의미로 다가온다.

하룻밤의 마법 같은 사랑, ‘비포 선라이즈’

영화 ‘비포 선라이즈‘ / 넷플릭스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비엔나에서 보낸 꿈같은 하룻밤을 담은 ‘비포 선라이즈’(1995)는 로맨스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특별한 사건 없이 오직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 극을 이끌어가지만, 사랑과 인생,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로 가득 차 있다.

젊은 날의 낭만과 우연한 만남이 주는 설렘을 기억하는 부모 세대와, 현실적인 로맨스를 꿈꾸는 자녀 세대 모두의 공감을 자아낼 것이다.

이번 추석, 어떤 영화를 볼지 더 이상 고민하지 말자.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가치를 지닌 이 영화들은 빗소리와 함께 명절의 운치를 더하며 가족 모두에게 특별한 시간을 안겨줄 것이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