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외면한 싱글맘의 절박한 선택. 타라지 P. 헨슨의 압도적 연기력.

‘마지막 지푸라기’가 끊어지는 순간. 한 여성의 처절한 심리 붕괴 기록.

영화 벼랑 끝에 서서(Straw) / 넷플릭스
누구나 살면서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고 느끼는 한계의 순간을 마주한다. 만약 그 순간, 사회의 모든 시스템이 당신을 외면한다면 어떻게 될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벼랑 끝에 서서(Straw)’는 바로 그 ‘마지막 지푸라기’가 끊어지는 순간을 처절하게 그린다.

공개 2주 만에 4,890만 뷰라는 높은 시청 수치를 기록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질문을 던진 이 작품을 들여다본다.

“내 딸만 지킬 수 있다면”… 무너지는 일상

영화 벼랑 끝에 서서 / 넷플릭스
이야기의 중심에는 ‘자니야’(타라지 P. 헨슨)가 있다. 그녀는 병든 딸 ‘아리아’를 홀로 돌보는 싱글맘이다. 청소부로 일하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지만, 몇 달째 밀린 집세와 감당 못 할 병원비는 매일 그녀의 목을 조른다.

직장 상사의 모욕, 냉담한 복지 시스템의 외면, 이웃과의 갈등까지, 그녀의 삶은 사방이 꽉 막힌 절벽과 같다. 영화 초반부는 한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사회적 압박과 빈곤의 무게를 지극히 현실적으로 묘사하며 관객의 몰입을 강하게 이끈다.

한계에 몰린 그녀, 은행에서 터지다

영화 벼랑 끝에 서서, 쉐리 세퍼드 / 넷플릭스
모든 것이 동시에 꼬여버린 어느 날 오후, 자니야는 결국 은행을 찾는다. 하지만 이 방문은 그녀의 인생을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이끈다. 영화는 이 지점에서 단순 사회 드라마의 외피를 벗고 긴박감 넘치는 심리 스릴러로 장르를 급격히 전환한다.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인질극, 그리고 그녀와 대치하는 위기 협상가 ‘케이 레이먼드’(테야나 테일러). 하지만 ‘벼랑 끝에 서서’는 단순한 범죄극이 아니다. 이 모든 상황은 한 인간이 한계점에서 어떻게 무너지는지, 그 심리적 붕괴 과정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일종의 장치다.

4890만 뷰 이끈 ‘충격 반전’과 압도적 연기

영화 벼랑 끝에 서서, 타라지 P. 헨슨 / 넷플릭스
이 영화가 넷플릭스 공개 직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데는 주연 타라지 P. 헨슨의 공이 절대적이다. 그녀는 불안, 억눌림, 분노, 그리고 절박한 모성애가 뒤엉킨 복합적인 감정을 108분의 러닝타임 내내 스크린에 쏟아낸다. 관객들은 자연스레 그녀의 절박함에 동화된다.

감독 겸 각본을 맡은 타일러 페리는 “그녀가 이 역할을 온몸으로 감당할 인물이라 판단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밝혀지는 ‘충격적인 진실’은 이 모든 상황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재구성하게 만든다. 많은 시청자들이 SNS를 통해 “엔딩을 보고 한동안 멍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전”, “타라지 헨슨의 연기가 모든 것을 설명한다” 등의 반응을 쏟아내는 이유다.
타일러 페리 감독의 영화 벼랑 끝에 서서, 타라지 P. 헨슨 / 넷플릭스
물론 타일러 페리 감독 특유의 멜로드라마적 연출이나, 사회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다소 감정적이라는 일부 비판도 존재한다.

하지만 ‘벼랑 끝에 서서’는 한계에 내몰린 개인의 절규를 외면하는 사회 시스템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가벼운 마음으로 볼 작품은 아니지만, 강렬한 심리 드라마와 배우의 혼신을 다한 연기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 작품을 외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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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벼랑 끝에 서서 포스터 / 넷플릭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