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폭염은 잊어도 좋다. 하지만 그때 유독 힘들었던 내 몸의 신호까지 잊지는 말자.”
물론 폭염 자체가 우리 몸에 큰 부담을 준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나는 원래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고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더운 환경에서는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심혈관계가 평소보다 많은 일을 해야 하고, 여기에 평소의 체력과 몸을 사용하는 방식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다음 여름을 조금 더 여유 있게 맞이하기 위해 지금부터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폭염 속에서 심장은 평소보다 바쁘다
우리 몸은 체온이 올라가면 피부 쪽으로 더 많은 혈액을 보내 열을 방출하고 땀을 흘려 몸을 식힌다. 그런데 움직이는 동안에는 근육에도 혈액이 필요하다. 여기에 땀으로 수분까지 빠져나가면 심장은 같은 활동을 하더라도 평소보다 더 빠르게 뛰게 될 수 있다.특히 습도가 높은 날에는 땀이 잘 증발하지 않아 몸을 식히기도 어려워진다. 평소에는 가볍게 느껴졌던 걷기나 계단 오르기가 한여름에는 유난히 힘들어지는 이유다.
결국 폭염에 대비한다는 것은 더위를 참는 연습이 아니라, 평소 몸이 움직일 때 불필요하게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도록 기본기를 만들어 놓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호흡’과 ‘코어’, 몸의 기본기를 다시 만들다
여기에서 필라테스가 가진 장점이 있다.필라테스는 호흡과 움직임을 연결하고, 몸통을 안정시킨 상태에서 팔다리를 움직이는 방법을 반복해서 훈련한다. 단순히 복근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척추와 골반을 안정시키고, 필요한 근육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운동이다.
몸통이 안정되고 자세가 정돈되면 걷기나 계단 오르기 같은 일상적인 움직임에서도 불필요한 힘을 덜 쓰게 된다. 여기에 규칙적인 호흡을 동작과 연결하면서 자신의 호흡 패턴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연습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즉, 필라테스의 목적은 ‘더위를 견디는 몸’을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몸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에 가깝다.
내년 여름 준비는 선선한 지금부터
“여름도 끝났는데 지금 운동을 시작할 필요가 있을까?”오히려 지금이 좋은 시기다. 몸의 움직임과 체력은 며칠 만에 바뀌지 않는다. 가을과 겨울 동안 필라테스로 호흡과 코어, 자세의 기본기를 만들고 걷기와 같은 유산소 활동을 꾸준히 병행한다면 다음 여름을 맞이할 때 몸이 가진 여유도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아무리 체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극심한 폭염을 운동으로 이겨낼 수는 없다. 더운 날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 시원한 환경 확보와 활동 시간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여름 유독 더위가 힘들었다면 내년 여름이 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자.
선선한 오늘부터 몸의 기본기를 만들어두는 것.
그것이 다음 여름을 준비하는 가장 현실적인 시작일 수 있다.
박동식 기자 dspark@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