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둘레·신장 비율이 숨겨진 심혈관 위험을 드러낸다는 최신 연구 결과
체형이 심장 건강을 더 정확히 말해준다
평소 건강을 점검할 때 많은 사람들이 체중과 BMI를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체중보다 ‘몸의 형태’가 심장질환 위험을 더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허리둘레를 키로 나눈 ‘허리둘레-신장 비율(WHtR)’이 단순 BMI보다 훨씬 정교한 지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간단히 측정할 수 있으면서도 심혈관 질환 위험을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WHtR 0.5 이상이면 심혈관 위험 증가
최근 Lancet Regional Health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WHtR이 0.5 이상일 경우 향후 심장질환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허리둘레가 키의 절반을 넘는다면 심장동맥에 칼슘이 쌓일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뜻입니다. 연구진은 “기존에는 BMI가 중심 지표로 사용됐지만, 허리둘레 대비 신장 비율이 심장 건강을 더 정확히 반영한다”고 강조합니다.흥미로운 점은 이 위험이 비만 기준인 BMI 30 미만의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즉, 체중은 정상 범위라도 허리에 지방이 몰려 있다면 향후 심장질환 위험군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BMI보다 WHtR이 강력한 이유
이번 연구에서도 WHtR만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기존 위험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독립적으로 심장질환 위험을 예측한 지표였습니다. WHtR이 0.5 이상인 사람은 18%가 칼슘 침착을 보였던 반면, 0.5 미만인 사람은 10%에 그쳤습니다.
5년간 2,700명 추적…결과는 동일
연구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2,72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연구 시작 시점에는 모두 심장동맥 칼슘(CAC)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후 5년간 추적한 결과 약 15%가 새롭게 CAC를 보였고, 허리둘레가 큰 사람일수록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했습니다.BMI·허리둘레·WHtR 모두 초기 분석에서는 위험과 연관돼 보였지만, 기존 위험요인을 보정한 최종 분석에서 독립적으로 위험을 설명한 것은 WHtR뿐이었습니다.
내장지방이 심장질환을 부르는 이유
전문가들은 “비만이 아니어도 WHtR이 높으면 심장질환 위험이 분명히 증가한다”며 허리둘레 관리를 생활 습관의 핵심 목표로 삼을 것을 권장합니다.
BMI의 한계…앞으로 달라질 건강검진 기준
BMI는 간단한 체중 지표로 널리 사용돼 왔지만, 체지방 분포·근육량·내장지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꾸준히 지적돼 왔습니다. 이에 반해 허리둘레, 허리-엉덩이 비율(WHR), WHtR 등 복부 중심 지표가 더 정확한 건강 예측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특히 WHtR은 장소와 상관없이 쉽게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개인 건강 관리 지표로 널리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집에서 간단히 WHtR을 확인하는 방법
WHtR은 특별한 장비 없이 집에서 누구나 계산할 수 있습니다.1.줄자를 준비한다.
2.신장을 측정한다. 신발을 벗고 곧게 선 상태에서 잰다.
3.허리둘레를 잰다. 배꼽 높이에서 자연스럽게 숨을 내쉰 후 둘레를 잰다.
4.허리둘레 ÷ 신장으로 계산한다.
5.0.5 이상이면 위험 신호.
(예: 허리 34인치, 신장 68인치 → 34 ÷ 68 = 0.5)
전문가들은 “허리둘레가 키의 절반을 넘지 않는 것”을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건강 관리 핵심은 결국 ‘복부 지방 감소’
WHtR이 심장질환 위험을 더 정확히 보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기존 권장사항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합니다.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 초가공식품 줄이기 등 기본 원칙이 abdominal fat 감소와 WHtR 개선에 가장 효과적입니다.복부 지방 관리가 곧 전신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라는 점을 이번 연구가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입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