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초기 징후, ‘불규칙한 생체리듬’과 ‘늦은 활동 피크’가 위험 신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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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부모님이나 가족의 건강을 더 유심히 보게 됩니다. 특히 최근 들어 중요한 이름이나 날짜를 자주 잊는 모습이 보이면 “혹시…” 하는 걱정이 커지지요.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기억력 저하 외에도 의외로 ‘일상 리듬’에서 나타날 수 있는 조기 경고 신호 두 가지를 추가로 제시했습니다. 흔한 현상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쉬운 만큼, 다른 증상들과 함께 관찰하면 더 이른 상담과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연구가 새로 짚은 ‘추가 경고 신호’ 2가지

이번 연구는 평균 연령 79세의 성인 약 2,200명을 대상으로, 시작 시점에는 치매가 없던 참가자들의 휴식·활동 패턴과 생체리듬(서카디안 리듬) 을 심박 모니터로 약 12일간 측정한 뒤, 약 3년간 추적 관찰한 내용입니다. 추적 기간 동안 176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습니다.

연구진이 주목한 신호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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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내부 시계가 약한 사람(하루 리듬이 흐릿한 사람)

사람마다 “가장 활발한 시간대”와 “가장 덜 움직이는 시간대”의 차이가 있습니다. 연구에서는 이 차이를 바탕으로 하루 리듬의 선명도를 판단했는데, 낮과 밤의 활동 대비가 뚜렷하지 않고 내부 시계가 약한 패턴일수록 치매 위험이 더 높은 경향이 관찰됐습니다.

2.활동이 가장 왕성해지는 시간이 오후 늦게 형성되는 경우

또 하나는 하루 중 활동의 ‘정점’이 언제 찍히는지였습니다. 집안일처럼 바쁘게 움직이는 활동이든 의도적인 운동이든, 활동 피크가 오후 2시 15분 이후로 늦어지는 그룹이 오후 1시 11분~2시 14분 사이에 피크가 형성되는 그룹보다 치매 진단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대략 7% vs 10%로 보고).

왜 ‘불규칙한 생활 리듬’이 위험 신호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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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불규칙한 생체리듬이 치매를 ‘원인’으로 만든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연관성이 관찰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치매 환자에게서 수면이 깨지거나 잠들기·유지하기가 어려운 불면, 낮밤 활동의 뒤바뀜 같은 리듬 문제가 자주 동반된다는 점을 설명합니다. 낮·밤 활동이 흐트러지면 수면과 호르몬 분비 같은 몸의 리듬도 함께 흔들릴 수 있고, 이런 변화가 인지 기능의 저하와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밤형 인간이면 위험한가

이 연구가 “늦게 운동하면 치매가 생긴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원래는 낮에 활발하던 사람이 뚜렷한 이유 없이 점점 늦은 시간대에만 활동이 몰리거나, 그와 함께 수면이 무너지고 낮 동안 멍함·무기력이 동반된다면 ‘내부 시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단서로 볼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위험을 낮추는 생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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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과 전문가 코멘트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방향은 단순합니다. 낮에는 규칙적으로 활동하고, 밤에는 잘 자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일과를 고정: 기상·식사·외출·운동 시간을 가능한 한 일정하게 유지

-낮 활동 강화: 가벼운 산책, 집안일, 취미 등으로 “낮에 움직이는 양”을 확보

-수면 위생: 취침 전 과도한 각성 활동(과음·과도한 야식·늦은 시간의 강한 운동 등)을 줄이고, 잠자리 루틴을 단순화

-장기적으로 도움 되는 습관: 규칙적 운동, 삶의 목적의식, MIND 식단 등은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들이 계속 축적되는 중입니다.

언제 상담을 고려해야 할까

일시적으로 일정이 깨진 것만으로 공포를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건망증이 늘었는데 동시에 ‘평소 루틴이 이유 없이 바뀌고(밤에 활발/낮에 무기력), 수면이 지속적으로 흔들리는’ 변화가 함께 보인다면, 더 깊게 살펴볼 가치가 있습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