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폭로 협박 3억 갈취”
손흥민 협박녀, 항소심서 사죄

손흥민 선수에게 가짜 임신 사실을 주장하며 거액을 갈취한 20대 여성이 항소심 법정에서 눈물을 보이며 사죄와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범행의 악질성을 고려해 1심과 같은 실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사건은 유명 스포츠 스타의 명성을 악용한 협박 범죄라는 점에서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사진=손흥민 SNS, 뉴스 캡처
‘가짜 임신’ 협박으로 3억원 갈취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1부는 공갈 및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양모씨와 40대 남성 용모씨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양씨는 과거 손흥민과 교제했던 관계를 이용해 2024년 6월 “아이를 임신했다”며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내고 임신 사실을 외부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3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결과 양씨는 처음에는 다른 남성을 상대로 비슷한 방식의 금품 요구를 시도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자, 사회적 파장이 클 수밖에 없는 유명인인 손흥민을 새로운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손흥민은 당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으로 활동하던 세계적인 축구 스타였기 때문에 사건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사진=뉴스 캡처
추가 7000만원 요구 시도…공범과 책임 공방

양씨는 이후 연인 관계였던 용씨와 함께 임신 및 낙태 사실을 언론과 가족에게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추가로 7000만원을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다만 이 부분은 실제 금품을 받지 못해 공갈 미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 재판에서 양씨 측은 최초 3억원 갈취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추가 7000만원을 요구한 범행에 대해서는 용씨의 단독 범행이라며 공모 사실을 부인했다. 반면 용씨 측은 “양씨의 부탁을 받고 돈을 받아주려 했을 뿐”이라며 책임을 양씨에게 돌리는 등 두 사람 사이에서 책임 공방이 이어졌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의 계획성과 피해 규모를 고려해 양씨에게 징역 4년, 용씨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각각 선고했다.
사진=손흥민 SNS
“흥민 오빠에게 사죄…신상 노출 두렵다”

항소심 최후 진술에서 양씨는 눈물을 보이며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그는 “흥민 오빠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큰 충격과 고통을 받았을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건이 크게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저를 알게 됐다”며 “형기를 마치고 나가더라도 언제 어디서 신상이 노출되거나 위협을 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야 할 것 같아 걱정된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공범 용씨 역시 “이기적인 욕심과 현명하지 못한 판단으로 피해자에게 큰 고통을 줬다”며 반성의 뜻을 밝혔다.

검찰은 “유명인의 사회적 지위와 약점을 악용한 범행”이라며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형량을 유지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변론을 종결하고 다음 달 8일 항소심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