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차 회사를 넘어 AI·로봇 기업으로의 전환 공식화
단순 조립 넘어 인지·판단까지 0.3초, HW4.0 칩 탑재한 3세대 모델의 등장
따스한 5월의 봄날, 산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인간형 로봇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구체적인 양산 계획을 공식화하며 업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단순히 사람을 흉내 내는 수준을 넘어, 진보한 AI 기술과 파격적인 가격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과연 로봇과 함께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시제품 공개 후 잠잠하더니, 드디어 양산 계획이 나왔다
뜬소문만 무성했던 것은 아니다. 테슬라는 2026년 2분기부터 옵티머스 3세대 모델의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첫 양산형 모델은 이미 내부 테스트에 돌입한 상태로, 완성도를 높이는 마지막 단계를 거치고 있다. 이는 테슬라가 단순히 전기차 제조사를 넘어 AI와 로봇공학을 아우르는 거대 기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생산의 핵심 기지는 미국 프리몬트 공장이 될 전망이다. 기존 모델 S와 모델 X를 생산하던 라인을 옵티머스 전용 설비로 전환, 연간 최대 100만 대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이미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는 50대의 옵티머스가 투입되어 실제 차량 조립 및 품질 검사 공정을 수행하며 귀중한 현장 데이터를 쌓고 있다.
AI 두뇌는 더 똑똑해졌는데, 가격은 오히려 73%나 내렸다
이번에 공개된 3세대 옵티머스는 성능 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키 173cm, 무게 57kg의 다부진 체격으로 최대 20kg의 물건을 들어 옮길 수 있으며, 초속 1.2m로 민첩하게 움직인다. 심장부인 배터리는 2.3kWh 용량의 4680 셀을 탑재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시간 연속 작업이 가능하다.
단순히 힘만 센 것이 아니다.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인 HW4.0 비전 칩과 12개의 카메라가 ‘눈’ 역할을 한다.
FSD(Full Self-Driving) 기반의 AI 시스템을 통해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판단, 행동에 옮기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0.3초. 여기에 10분 급속 충전과 스스로 충전 스테이션을 찾아가는 자율 충전 시스템까지 갖춰 사실상 24시간 운영도 가능해졌다.
가장 놀라운 점은 가격이다. 예상 판매 가격은 4만 9000달러(약 6,70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는 2024년 공개됐던 프로토타입에 비해 무려 73%나 저렴해진 금액이다. 기술 고도화와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한 셈이다.
테슬라는 초기 생산 물량을 자사 공장에 우선적으로 투입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후 안정화 단계를 거쳐 다른 기업은 물론, 개인 소비자에게까지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매일 반복되는 고되고 위험한 업무를 로봇이 대신하는 세상이 눈앞에 다가왔다.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는 기대와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공존하는 가운데, 옵티머스가 열어젖힐 새로운 시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