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은 음식을 버리는 날짜가 아니다. 보관만 잘하면 60일 지나도 영양 가득한 식재료의 정체.

제조사가 판매할 수 있는 날짜일 뿐… 제대로 보관하면 오히려 몸에 좋은 보약이 되는 식재료들.

냉장고를 열어 유통기한이 하루 지난 식품을 버릴지 말지 고민해 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포장지에 인쇄된 날짜를 넘기면 즉시 상해서 탈이 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다.

하지만 ‘유통기한’은 말 그대로 제조사가 해당 제품을 유통·판매할 수 있는 기한을 의미할 뿐, 반드시 섭취 가능 기한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 작은 차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아직 먹을 수 있는 멀쩡한 음식을 버리며 불필요한 경제적 손실을 보는 가정이 많다.

특히 특정 제조·가공 방식을 거친 일부 식품은 올바른 조건에서 보관하면 유통기한이 60일 이상 지나도 안전성과 영양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사진 : 슬라이스 치즈 / 생성형 이미지
대표적인 예가 미개봉 상태의 포장 두부, 건면 및 라면, 슬라이스 치즈나 플레인 요거트 같은 가공 유제품, 참기름 등이다. 이들은 유통기한과 별개로 실제 먹을 수 있는 기간, 즉 ‘소비기한’이 훨씬 긴 음식으로 분류된다.

멸균 포장과 낮은 수분이 변질을 막는 열쇠였다

사진 : 두부 / 생성형 이미지
이 음식들이 오랜 기간 안전성을 유지하는 데는 과학적인 배경이 있다. 포장 두부나 치즈, 요거트 등은 제조 과정에서 멸균 처리를 거쳐 외부 미생물과의 접촉이 완벽히 차단된 상태로 밀봉된다. 냉장 보관만 잘 유지되면 부패균이 번식하기 어렵다.
사진 : 요거트 / 생성형 이미지
오히려 두부에 포함된 이소플라본과 레시틴, 요거트의 유산균 같은 유익한 성분은 그대로 보존된다.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이 영양 덩어리를 버리는 것은 아까운 일이다.
사진 : 라면 / 생성형 이미지
라면이나 당면 같은 건면류는 경우가 조금 다르다. 이들은 제조 시 건조 과정을 통해 수분 활성도를 극도로 낮춘다. 미생물이 생존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수분이 필수적인데, 건면은 이 조건 자체를 충족하지 않아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

버리기 전 3가지만 확인하면 지출 줄인다

그렇다고 유통기한이 지난 모든 음식을 무조건 먹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섭취 전 반드시 몇 가지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는 불필요한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 가계 지출을 아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사진 : 음식 상태 확인 / 생성형 이미지
가장 먼저 포장지가 팽팽하게 부풀어 올랐거나 찢어진 곳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포장이 손상됐다면 외부 공기나 미생물이 유입돼 변질했을 가능성이 크다. 개봉했을 때 시큼한 냄새가 나거나 평소와 다른 색을 띤다면 즉시 폐기해야 한다.

이러한 이상 징후가 없다면 유통기한이 다소 지났더라도 섭취에 문제가 없을 확률이 높다. 멀쩡한 두부를 버리고 새로 장을 보는 대신, 간단한 확인 절차만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 오늘부터 냉장고 속 날짜에만 연연해 멀쩡한 음식을 버리는 습관에서 벗어나 보는 것이 현명한 소비의 시작이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