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규모 5179ha 자랑하는 경북 봉화의 생태 보고
멸종위기 백두산 호랑이부터 현대판 노아의 방주까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설경 / 사진=국립백두대간수목원
차가운 겨울바람이 매섭게 부는 1월, 경북 봉화의 산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경이로운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끝없이 펼쳐지는 순백의 설원 위로 웅장한 자연의 실루엣이 드러나는 곳, 바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다. 단순한 식물원을 넘어 아시아 최대 규모인 5,179ha의 면적을 자랑하는 이곳은 겨울이면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장엄함을 뽐내며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아시아 최대 생태 기관의 위용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백두대간과 고산지대의 희귀 식물을 보전하고 복원하는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는 생태 기관이다. 수목원에 들어서면 사계절 내내 푸른 빛을 잃지 않는 상록수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고산습원 구역이 최고의 포토존으로 꼽힌다. 탁 트인 풍광 위로 하얗게 내려앉은 눈꽃은 도심에서 느꼈던 답답함을 일시에 해소해 주는 시원한 개방감을 준다. 워낙 광활한 대지 위에 조성되어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거대한 여행이 되지만, 곳곳에 자리한 카페에서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설경을 감상하는 것도 이곳만의 묘미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겨울 전경 / 사진=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야생 본능 살아있는 호랑이 숲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가장 기대하는 하이라이트는 단연 ‘호랑이숲’이다. 축구장 6개를 합쳐놓은 듯한 광활한 자연 방사장은 멸종위기종인 백두산 호랑이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좁은 우리 안에 갇힌 동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야생의 본능을 간직한 채 숲속을 거니는 호랑이의 모습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눈 덮인 숲 사이로 보이는 호랑이의 위용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다만 호랑이들의 컨디션 관리를 위해 관람 시간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인류 최후의 보루 시드볼트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알파인 하우스 / 사진=국립백두대간수목원


단순한 관람을 넘어 교육적 가치 또한 높다. 수목원 내에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 불리는 ‘시드볼트(Seed Vault)’가 자리하고 있다. 지하 20m, 영하 20도의 극한 환경에서 전 세계 멸종위기 식물의 종자를 영구 보관하는 시설이다. 기후 변화나 전쟁 등 예기치 못한 재앙으로부터 식물 자원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이 밖에도 고산 식물의 생육 환경을 재현한 ‘알파인 하우스’, 다양한 식물의 생명력을 확인할 수 있는 ‘만병초원’과 ‘암석원’, 그리고 하얀 눈과 은빛 줄기가 이국적인 조화를 이루는 ‘자작나무원’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가득하다.

방문 전 확인해야 할 꿀팁

워낙 규모가 방대하기 때문에 방문 전 운영 시간과 동선을 미리 계획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방문자 센터 내에는 푸드코트와 편의점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이 이용하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동절기(11~2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입장 마감은 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다. 특히 호랑이숲은 수목원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어 여유를 두고 이동하는 것이 좋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과 추석 당일은 휴관일이므로 일정을 잡을 때 유의해야 한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 / 사진=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거대한 생태 실험실과도 같다. 이번 주말, 웅장한 백두대간의 품 속에서 호랑이의 기운을 느끼고 겨울 자연의 정취를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겨울 풍경 / 사진=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자작나무원 / 사진=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