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엔 천연에어컨이 정답
화암동굴 포함 국내 동굴 여행지 4선
올여름 가장 주목받는 동굴 여행지 가운데 하나가 바로 화암동굴이다. 강원 정선에 위치한 화암동굴은 연중 평균 기온이 약 14도로 유지돼 한여름에도 긴팔이 생각날 정도로 서늘하다. 최근 폭염이 이어지면서 ‘천연 에어컨’을 찾아 전국에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화암동굴의 가장 큰 특징은 천연 석회동굴과 옛 금광 갱도가 연결된 국내에서도 드문 복합 동굴이라는 점이다. 총길이 약 1803m의 탐방로를 따라 약 1시간 30분 동안 걸으며 종유석과 석순은 물론, 우리나라 금광 개발의 역사까지 함께 만날 수 있다.
동굴 내부의 미디어아트 공간 ‘꿈의 궁전’도 인기 코스다. 프로젝션 맵핑과 조명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SNS 인증사진 명소로도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에는 모노레일과 주요 시설이 새롭게 정비돼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게 됐다. 최근 3년간 방문객이 37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여름철 대표 피서지로 자리 잡았다.
제주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만장굴도 빼놓을 수 없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만장굴은 지난 2023년 말 낙석 사고 이후 안전 보강 공사를 거쳐 올해 5월 말 다시 개방됐다. 재개방 이후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하루 수천 명이 찾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동굴 내부는 약 15도 안팎을 유지해 바깥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어도 시원하게 탐방할 수 있다. 입구에는 외부와의 온도 차가 크니 겉옷을 준비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을 정도다.
탐방은 약 1㎞ 구간에서 가능하며, 용암이 흐르며 만들어낸 용암종유와 용암석순, 용암선반 등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지형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내부 조명도 기존보다 밝기를 낮춘 LED로 교체돼 더욱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멀리 이동하기 어렵다면 광명동굴도 좋은 선택이다.
일제강점기 광산으로 사용되던 공간을 관광지로 탈바꿈한 광명동굴은 사계절 내내 약 15도의 기온을 유지한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이면 입구부터 차량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많은 방문객이 찾는다.
동굴 안에는 와인 저장고와 다양한 전시 공간, 미디어 콘텐츠가 마련돼 단순히 시원한 공간을 넘어 복합 문화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여름철에는 방문객 증가에 맞춰 운영 시간을 연장하는 등 관광객 편의도 강화하고 있다.
도심에서 당일치기 여행을 계획하는 가족이나 아이와 함께하는 나들이 코스로도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충북 단양의 고수동굴은 국내 대표 석회암 동굴 가운데 하나다.
동굴 내부에서는 종유석과 석순, 석주 등 다양한 생성물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계단과 탐방로가 잘 정비돼 비교적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동굴 안은 여름에도 서늘한 기온을 유지해 무더위를 식히기에 좋다. 탐방 시간은 약 1시간 정도로 부담이 크지 않고, 단양강 잔도와 만천하스카이워크 등 주변 관광지와 함께 하루 일정으로 여행하기에도 적합하다.
특히 햇볕 아래 야외 관광이 부담스러운 한낮에는 동굴을 먼저 둘러본 뒤 오후 늦게 주변 관광지를 찾는 코스를 선택하면 폭염을 조금 더 수월하게 피할 수 있다.
동굴은 여름에도 기온이 14~15도 수준인 곳이 많아 얇은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내부 바닥이 젖어 있거나 미끄러운 구간도 있어 운동화나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이 안전하다.
또 동굴은 자연유산인 만큼 종유석을 만지거나 지정된 탐방로를 벗어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여름 휴가철에는 입장객이 크게 늘어날 수 있으므로 운영 시간과 휴관일, 예약 여부도 출발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무더운 여름이라고 꼭 에어컨이 있는 실내 쇼핑몰만 찾을 필요는 없다. 연중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천연 동굴은 폭염을 피하면서 자연과 역사, 지질의 신비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다. 특히 화암동굴처럼 자연경관과 체험 콘텐츠를 함께 갖춘 곳이라면 올여름 색다른 피서 여행으로도 충분한 만족을 얻을 수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