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개방 때 하루 3,500명 몰렸던 국내 최장 현수교의 정식 개장
1972년 태풍이 휩쓸고 간 시루섬의 비극과 기적을 잇는 다리
단순히 길고 멋진 다리가 아니다. 다리의 이름과 공식 개장일에는 50여 년 전 주민들이 겪었던 절체절명의 순간이 담겨있다. 이 다리가 놓인 배경에는 한 섬의 비극적인 역사와 기적 같은 생존 이야기가 얽혀있다.
이 다리는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와 단양읍 증도리를 잇는 길이 617m, 보행 폭 1.8m 규모의 현수교다. 매주 화요일은 휴무이며,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만 문을 연다. 안전을 위해 입장 마감은 오후 5시 30분까지다. 지금은 무료지만, 향후 유료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방문 계획이 있다면 미리 운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198명이 물탱크 위에서 14시간을 버텨야 했던 이유
다리가 품은 사연은 1972년 8월 1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태풍 ‘베티’가 몰고 온 폭우로 남한강이 범람하면서 시루섬 주민 198명이 순식간에 고립됐다. 남은 희망은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던 높이 6m, 지름 5m 크기의 물탱크뿐이었다.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물탱크 위로 올라가 서로를 붙잡고 14시간을 버텼다.
이 기적 같은 생존은 ‘시루섬의 기적’으로 불리게 됐다. 시루섬은 1985년 충주댐이 준공되면서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다리 이름과 개장일에 숨겨진 특별한 의미
과거의 아픔과 기적을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이 이 다리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다리의 정식 명칭은 ‘단양 시루섬 기적의 다리’다. 또한 공식 개장 기념행사가 열린 날은 주민들이 기적적으로 생존했던 바로 그날, 8월 19일로 정해졌다.단순한 교량을 넘어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다리 위에서는 수몰된 시루섬이 있던 자리를 바라볼 수 있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