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 ‘연중무휴’ 표기만 믿고 갔다간 허탕 치기 십상

인천 최초 해양생태계보전지역이지만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와

대이작도 풀등모래섬 / 사진=대이작도 풀등모래섬
‘연중무휴 상시 개방’이라는 안내 문구만 믿고 인천의 한 바다를 찾았다가 아쉬움을 삼키는 여행객이 적지 않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기대했던 거대한 모래섬이 아닌 망망대해뿐이기 때문이다.

분명 지도에는 존재한다고 나오는데, 왜 보이지 않는 것일까. 이 신비로운 지형은 정해진 시간이 아니면 결코 제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는다.
풀등모래섬 경관 / 사진=대이작도 풀등모래섬

하루 단 6시간만 모습을 드러내는 모래섬

썰물 때만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이 지형의 정체는 인천 옹진군 자월면 대이작도에 위치한 ‘풀등’이다. 조석 작용에 따라 하루에 단 두 번, 한 번에 약 3시간씩만 머무르다 다시 물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동서 방향 3.6㎞, 남북 방향 1.2㎞에 걸쳐 전체 면적이 약 47만 평에 달한다. 5천 년에서 6천 년 전 사이에 퇴적물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광활한 모래 벌판이다.
풀등모래섬 해수욕 / 사진=대이작도 풀등모래섬

인천 유일의 해양보호구역이 된 배경

풀등은 단순히 거대한 모래톱이 아니다. 이곳과 대이작도, 소이작도, 승봉도를 아우르는 주변 해역은 2003년 12월 31일, 해양수산부에 의해 해양생태계보전지역으로 공식 지정됐다. 총 지정 면적은 55.7㎢에 이른다.

이는 인천 지역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다. 실제로 풀등 일대에는 대형 저서동물 185종이 둥지를 틀고 있으며, 1㎡ 면적당 평균 923개체가 발견될 정도로 생물 밀도가 높아 생태적 보전 가치가 매우 크다.
풀등모래섬 전경 / 사진=대이작도 풀등모래섬

아름다운 풍경 뒤에 숨은 우려

대이작도는 전체 면적 2.57㎢, 해안선 길이 18㎞의 섬으로, 과거 해적들이 은거했다는 데서 ‘이적도’라 불리기도 했다. 섬 내부에는 도서 지역에서 보기 드문 배후습지인 장골습지도 자리한다.

하지만 이토록 특별한 섬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섬에서 약 10km 떨어진 선갑도 주변 해역의 바닷모래 채취 작업으로 풀등의 모래가 유실되고 해변이 침식될 수 있다는 지적이 주민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이 특별한 모래섬 방문을 계획한다면 ‘물때’ 확인은 필수다. 대이작도행 여객선은 인천 연안부두 선착장이나 안산 대부도 방아머리항에서 탑승할 수 있다. 편도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며, 입장료와 주차는 모두 무료다.
풀등모래섬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