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용계리 은행나무와 임하댐 건설 계획
천연기념물 보존 과정과 상식 공법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풍경 / 사진=국가유산청
물길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인공섬 위에 선 커다란 은행나무가 모습을 드러낸다. 높이 31m, 가슴높이 둘레 13.67m에 이르는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다.

수령은 약 700년으로 추정되며, 국내 은행나무 가운데 가슴높이 둘레가 가장 굵은 나무로 알려져 있다. 지금의 자리를 지키기까지는 댐 건설 계획과 나무를 옮기지 않으려는 보존 방식이 맞물린 시간이 있었다.

다리 건너 만나는 용계리 은행나무

나무가 뿌리내린 곳은 본래 용계초등학교 운동장이 있던 자리다. 196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수령은 약 700년으로 추정된다. 다만 실제 나이가 추정치를 웃돌 가능성도 거론된다.

가지는 사방으로 뻗어 나무의 큰 몸집을 받친다. 가을에는 잎이 노랗게 물들고 주변 단풍나무의 붉은 잎과 어우러진다. 물 위의 인공섬과 다리, 오래된 나무가 한곳에 모여 있는 풍경은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마주하는 첫 장면이다.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둘레 / 사진=국가유산청

임하댐과 15m 상식 공법

나무의 보존을 둘러싼 상황은 1985년 임하댐 건설 계획이 확정되면서 달라졌다. 나무가 선 터가 물에 잠길 위기에 놓이자, 다른 곳으로 옮겨 심는 대신 기존 자리의 지반을 높이는 상식 방식이 선택됐다.

약 500t에 달하는 거목을 그대로 둔 채 흙 구조물을 쌓아 지면을 15m 높이는 공사였다. 1991년부터 1994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됐으며, 투입 비용은 약 20억 원이다. 뿌리돌림과 코어제방 설치, 상식 작업, 방풍대 성토 순으로 공정이 이어졌다.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 사진=국가유산청

마을의 전승과 방문 정보

보존에는 마을 사람들의 오랜 관심도 얽혀 있다. 조선 선조 때 훈련대장을 지낸 탁순창이 한양에서 낙향한 뒤 뜻을 함께한 이들과 은행나무 계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계원들은 해마다 7월 나무 그늘에 모여 친목을 다졌다고 한다.

현재 관리 대상 면적은 2,499㎡이며 안동시가 관리한다. 연중 개방하고 입장료와 주차요금은 받지 않지만, 별도의 전용 주차장은 없다. 차량을 이용하면 인근 길가에 주차한 뒤 다리를 건너야 하므로 통행 차량과 주변 안전을 살펴야 한다.

수몰 위기 뒤에도 제자리를 지킨 은행나무는 보존 공사의 규모와 마을의 기억을 함께 품고 있다. 가을철에는 노란 은행잎과 붉은 단풍이 주변을 물들이지만, 방문객 편의시설은 많지 않다. 다리와 갓길을 이용하는 동선까지 확인하면 현장 상황을 미리 가늠할 수 있다.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모습 / 사진=국가유산청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