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천문화마을 골목에 담긴 피란 역사와 생활상
부산진일신여학교·부산어촌민속관의 근대 교육과 어촌문화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세 장소는 산비탈의 주거지에서 배움터를 거쳐 강과 바다의 생활사로 이어진다. 사진으로 담기 좋은 골목에 어떤 사연이 쌓였는지, 각 장소의 풍경과 기록을 차례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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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풍경 뒤에 놓인 피란의 기억
사하구 감내2로의 감천문화마을은 산자락을 따라 파스텔색 주택이 층층이 들어선 마을이다. 분홍색과 하늘색 외벽, 푸른 지붕, 옥상 물탱크가 모자이크처럼 이어지고 골목 안쪽에서는 작은 창문과 대문, 가파른 계단이 가까이 다가온다.이 풍경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이곳에 정착하고 태극도 신앙촌이 형성되면서 만들어졌다. 산비탈에 주택을 계단식으로 배치해 뒷집의 일조와 조망을 고려한 점도 마을의 특징이다.
주민과 예술가가 함께한 마을미술 사업은 낡은 골목에 벽화와 조형물을 더했고, 빈집 일부는 공방과 전시장으로 바뀌었다. 하늘마루 전망대에서는 지붕 너머 감천항과 선박을 볼 수 있으며, 어린왕자 조형물과 무지개색 하트 아치도 마을에 자리한다.
‘별 보러 가는 계단’은 148개 단으로 이어진다. 무거운 짐을 들고 오르다 눈앞에 별이 아른거렸다는 이야기가 이름에 담겨 있어, 사진 명소의 낭만과 주민들의 고된 생활을 함께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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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터에서 시작된 여성 교육과 독립운동
감천의 골목을 벗어나 동구 좌천동으로 향하면 붉은 벽돌과 회색 화강석이 어우러진 부산진일신여학교 교사가 나온다. 1층은 화강석 석축, 2층은 붉은 벽돌로 지었으며 외부 계단과 세로창이 근대 학교 건축의 모습을 보여준다.1895년 호주 장로교 선교회 여자전도부가 세운 부산 최초의 근대 여성 교육기관이다. 초가에서 소학교 과정으로 출발했고, 1905년 현재 위치에 교사를 새로 지어 이전했다. 실내에는 원목 마루와 노출된 천장 들보가 남아 있다.
이곳은 수업에만 머물지 않았다. 1919년 3월 11일 교사와 학생들은 일제의 감시를 피해 밤새 태극기를 만들고 부산 최초의 3·1 만세운동을 이끌었다.
학교 앞뜰과 맞은편 오르막 골목에는 독립선언문과 동구의 항일 역사를 알리는 기념 공간이 마련돼 있다. 교사는 부산광역시 기념물로 보호받으며, 관람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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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과 바다를 터전 삼은 어촌 생활
북구 화명동 부산어촌민속관에서는 골목과 배움터에서 이어진 여정이 강과 바다의 생업으로 옮겨간다. 전시 주제는 ‘강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어촌문화 여행’이며, 낙동강과 연안을 기반으로 살아온 주민들의 생활과 기술을 다룬다.2층 낙동강어촌민속실에는 하구 지도와 전통 배, 가옥 모형이 놓여 있다. 감동진 나루터 재현 공간과 소금장수 모형, 황포돛배, 통발과 그물은 낙동강 하구의 물류와 소금 생산을 보여준다.
3층 부산어촌민속실은 연안 어로와 공동체 의례를 다룬다. 가덕도 숭어들이 전시에서는 어로장의 신호에 맞춰 여섯 척의 배가 그물을 당기는 모습을 재현했고, 좌수영 어방놀이와 동해안별신굿 전시물도 마련했다.
부산어촌민속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입장은 오후 5시에 마감한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은 휴관하고,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다음 날 쉰다. 골목의 주거사와 근대 교육, 어촌의 공동체 생활을 차례로 살피면 부산의 시간이 장소마다 다른 모습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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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