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가려다 ‘깜짝’
환율 1500원 시대, 항공권 최대 560% 폭등
지금 예약 괜찮을까
환율 1500원 돌파…여행 비용 전방위 상승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하며 해외여행 비용이 전반적으로 급등하고 있다. 환율 상승은 항공권뿐 아니라 숙박, 식비, 쇼핑 등 여행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다.
특히 현찰 환율은 1520원대를 넘어서며 체감 부담이 더욱 커졌다. 유럽 여행에 영향을 미치는 유로화 역시 1700원대를 넘어서면서 장거리 여행 비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환율 상승은 단순한 숫자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같은 여행이라도 환율이 100원만 올라가도 전체 여행 비용은 수십만 원 이상 증가할 수 있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이나 장거리 일정일수록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여기에 항공권 가격 상승까지 겹쳤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항공유 가격이 치솟았고, 이는 곧바로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한 달 사이 12단계나 상승하며 역대 최대 폭을 기록했다. 도쿄 노선은 약 2만원대에서 6만원대로, 뉴욕 노선은 7만원대에서 25만원대로 뛰었다.
장거리 노선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일부 아시아-유럽 노선 항공권 가격은 한 달 만에 최대 560%까지 급등했다. 홍콩-런던 노선은 약 500만 원 수준까지 올라섰고, 방콕-프랑크푸르트 역시 400만 원대를 기록했다.
항공업계는 공급이 늘어났음에도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이례적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항공유 비용이 전체 운영비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유가 상승이 곧바로 운임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시점이다. 5월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앞두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여행 수요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부 항공사는 연료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노선 운항을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동남아 노선 등에서 수십 편의 항공편이 감편되거나 취소됐다.
여행객들은 이중 부담에 직면했다. 항공권 가격은 오르고, 예약한 항공편은 취소될 수 있는 불확실성까지 더해진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금 예약하면 더 오를까 봐 고민이고, 미루면 더 비싸질 것 같아 불안하다”, “이번 연휴는 해외 대신 국내 여행으로 바꿨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신혼여행이나 가족 여행처럼 일정 변경이 어려운 경우 부담은 더욱 크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단기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항공유 공급 불안, 환율 상승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서는 항공권 가격 강세가 여름 성수기는 물론 가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항공유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실제 항공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최소 2~3개월의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지금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 떠날 것인지, 아니면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릴 것인지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황금연휴를 앞두고 해외여행은 더 이상 ‘당연한 선택’이 아닌, 비용과 리스크를 따져야 하는 고민의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