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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페르시아인입니다”…2,840개의 단어, 목숨을 건 수업이 시작된다[와플릭스]
“저는 유대인이 아닙니다. 페르시아인입니다.”
수많은 동족이 가스실로 향하는 죽음의 문턱에서, 한 남자가 던진 필사적인 거짓말 한마디가 기적적으로 그의 운명을 바꾼다. 하지만 그 거짓말은 곧 127분간의 숨 막히는 긴장감으로 이어진다.
넷플릭스에서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있는 영화 <페르시아어 수업> 은 단순한 생존 드라마를 넘어, 언어와 기억,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살아남기 위해, 세상에 없던 언어를 창조하다 1942년, 나치에게 점령된 프랑스. 유대인 청년 ‘질’은 죽기 직전, 페르시아어 책 한 권을 건네받은 것을 떠올리며 자신이 페르시아인 ‘레자’라고 둘러댄다. 때마침 페르시아어를 배우고 싶어 하던 수용소 장교 ‘코흐’는 그를 자신의 개인 교사로 삼는다. 문제는 질 역시 페르시아어라곤 단 한마디도 할 줄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때부터 질의 처절한 생존 게임이 시작된다. 그는 매일 밤, 수용소에 갇힌 동료 유대인들의 이름을 조합해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고, 다음 날이면 코흐에게 그 가짜 페르시아어를 가르친다. ‘빵’, ‘나무’, ‘하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만들어낸 단어들은 하루에도 수십 개씩 늘어난다.
2025.10.03